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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CEO 연임 레이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관행 깨고 장수 반열 오를까

①10년간 대표 최대 임기 4년…진옥동 회장 '안정화' 기조 유지하나

김경찬 기자  2024-10-15 15:57:11

편집자주

주요 캐피탈사 대표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부동산PF 리스크로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임 임기인 대표들도 연임을 예단하기 어렵다. 캐피탈사 대표들의 임기 중 경영 성과와 관행, 지주회장과의 역학관계 등을 들여다보고 연임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사진)가 세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 대표 재임동안 순이익 2배 가까이 성장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두 번의 연임에 성공하며 총 4년의 임기를 채우게 됐다.

관행에 따라 정운진 대표는 올해가 마지막 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진옥동 회장이 조직 안정화를 택하며 정 대표는 재연임에 성공했다. 올해도 진옥동 회장이 안정을 중시하는 기조를 이어갈지가 주목된다.

◇'2+1+1' 임기 만료 앞둬, 부진한 실적도 발목

정운진 대표는 2021년 신한캐피탈 대표로 부임해 4년째 맡고 있다.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 대표 중에서는 재임 기간이 가장 길다.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와는 약 2개월 차이가 난다. 정 대표는 2022년과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현재 '2+1+1'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임기는 올해 연말에 만료된다.

통상 신한캐피탈 대표의 임기는 2~4년이다. 역대 최장수 CEO는 한도희 전 대표로 약 6년간 대표를 맡았다. 2012년 이후로는 임기를 5년 이상 채운 대표가 없다. 황영섭 전 대표가 4년의 임기를 채웠으며 설영오 전 대표는 3년, 허영택 전 대표는 2년이다. 관행에 따르면 정운진 대표의 임기도 실적과 상관없이 올해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경영성과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 중 순이익 1위를 유지했던 신한캐피탈은 올해 3위로 내려앉았다.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부동산PF 리스크로 인한 여파다. 정운진 대표는 수익성 확보보다 PF 사업장 정리에 우선순위를 두며 리스크 털어내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연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이 올해도 적용된다면 재연임이 충분히 가능하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해 부동산PF에 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운진 대표의 연임을 결정한 바 있다. 올해 정운진 대표가 리스크관리에 매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용병 전 회장 발탁 캐피탈 대표까지, 성과로 경영능력 입증

정운진 대표는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30년 이상 신한금융그룹에 몸담고 있다. 정 대표는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부장과 신한은행 종합기획부 본부장, 경영기획그룹장 등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다. 본부장 시절 신한은행장이었던 조용병 현 은행연합회장과 인연을 맺은 이후 책사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운진 대표를 신한캐피탈 대표로 발탁한 인물도 조용병 전 회장이다. 전략기획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정 대표를 캐피탈 대표로 선임했다. 지주 GIB사업그룹장을 맡아 그룹 IB사업을 총괄한 점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신한캐피탈이 IB·투자금융 전문 금융사로 전환을 추진하며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운진 대표는 그룹 계열사 중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비은행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 신한캐피탈은 구조화금융과 투자금융만 취급하는 업계 유일무이한 캐피탈사로 거듭났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3000억원대 순이익과 캐피탈 업계 1위의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정운진 대표는 경영능력을 입증하며 한때 신한은행장 후보 하마평에도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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