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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인사 풍향계

황병우 회장 'iM뱅크 CFO' 원포인트 인사 배경은

공석에 최측근 강정훈 부사장 투입…연말 행장 겸직 해제, 은행 장악력 유지 포석

최필우 기자  2024-08-06 13:56:24
황병우 DGB금융 회장이 원포인트 인사로 iM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명했다. 황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강정훈 지주 부사장이 iM뱅크 부행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었던 경영기획그룹장을 맡았다. 강 부행장은 김태오 전 DGB금융 회장 재임 시절부터 황 회장과 호흡을 맞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연말 iM뱅크 행장 교체를 앞두고 황 회장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인사를 CFO에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올 연말까지 iM뱅크 행장을 겸직하고 있으나 연말에는 겸직 체제를 해제하고 신임 행장을 선임해야 한다. 강 부행장도 이번에 iM뱅크 행장에 도전할 수 있는 인재풀로 분류된다.

◇황병우 회장 역할 물려받은 김태오 체제 키맨

6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최근 인사를 통해 강 부행장을 iM뱅크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이동시켰다. iM뱅크 경영기획그룹장은 올초 이은미 전 상무(현 토스뱅크 대표)가 사임하면서 빈 자리가 됐다. 올 상반기 진영수IMBANK본부장이 경영기획그룹장을 겸직했으나 강 부행장이 CFO 역할을 전담하게 됐다.


강 부행장은 1969년생으로 DGB금융 내에 흔치 않은 수도권 출신 인사다.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iM뱅크의 전신인 대구은행에 입행해 경력을 쌓았다.

관리자가 된 후에는 주로 지주에 재직했다. 2016년 신사업부장, 2018년 미래전략부장, 2021년 미래기획부장, 2022년 그룹미래기획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겸 이사회사무국장, 2023년 ESG전략경영연구소장 겸 경영지원실장 겸 이사회사무국장을 맡았다. 올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ESG전략경영연구소장과 이사회사무국장 업무를 수행하다 iM뱅크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2022년 경영지원실장 겸 이사회사무국장을 맡은 게 강 부행장의 핵심 경력이다. 김 전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동시에 그룹에서 가장 중시되는 지배구조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역할이었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고 이를 위해 이사회사무국의 역할과 주도권을 강화했는데 이를 강 부행장이 맡은 것이다.

강 부행장에 앞서 이사회사무국을 이끈 인물이 황 회장이다. 황 회장은 2018년 김 전 회장이 취임하면서 비서실장으로 낙점됐다. 이후 경영지원실장 겸 이사회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며 김 전 회장을 보좌했다. 2022년 강 부행장에게 본인의 역할을 고스란히 물려줬고 지난해 iM뱅크 행장에 취임했다. 강 부행장이 황 회장과 함께 김 전 회장 체제에서 코어 그룹에 속했던 셈이다.

◇황병우 회장 핵심 과제 수행…차기 행장 후보군 부상

강 부행장은 김 전 회장 시절 핵심 과제인 지배구조 개선 역할을 수행한 데 이어 황 회장의 주요 과제를 함께 풀어 나가게 됐다. 황 회장은 iM뱅크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데 이어 전국 영업망을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 부행장은 iM뱅크 CFO로 구체적인 전략 수립을 주도해야 한다.

황 회장이 연말 행장 자리를 내려놓는 수순인 만큼 iM뱅크 내에서 강 부행장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iM뱅크의 수도권 진출이 그룹의 가장 시급한 과제이지만 회장으로 챙겨야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황 회장은 강 부행장을 통해 iM뱅크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관리 부담을 나눠 질 수 있게 됐다.

강 부행장은 한발 더 나아가 하반기 CEO 승계 프로그램 개시 후 행장 후보군으로 부상할 수 있다. iM뱅크는 은행권에서 외부 자문기관과 연계한 CEO 승계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이다. 부행장급 인사는 차기 행장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돼 평가를 받는다. 강 부행장도 이번 인사로 유력 후보 중 1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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