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이유있는' 성장 둔화…수익성 감내 나섰다
자산축소, 이익감소 불가피…IB·PF·파생, 엑시트 후 투자성과 발생→향후 부담
김현정 기자 2024-07-11 17:50:00
DGB금융그룹이 그룹 자산 재분배 전략을 실행 중인 가운데 당분간 수익성 하락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들이 일제히 위험가중자산(RWA) 축소에 돌입한 만큼 추후 이익의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투자금융(IB),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생상품 등 성장을 제한한 자산들이 대부분 엑시트 후 이익이 나는 구조인 만큼 향후 수년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GB금융은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에 힘을 싣는다는 목표 아래 자본비율 개선을 위한 ‘계획된’ 자산 성장 둔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그룹 자본비율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주주들에 배당 등을 확대하려면 자본비율이 받쳐줘야 한다. DGB금융은 자본비율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낮은 곳으로 현재 상태로는 사실상 배당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적으로 RWA를 줄여 자본여력을 만들기로 했다.
이유 있는 자산 성장 둔화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수익성 하락은 감내하기로 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경우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중요한 시기로 그나마 자산 성장이 ‘덜’ 제한됐다. 다만 당장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낮게 설정돼 순이익 성장 역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IM뱅크는 작년 원화대출금이 7% 증가했는데 수도권 영업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보다 낮은 성장률로 제한하는 것이 시기 상 아쉽다는 말도 나온다.
무엇보다 강도 높은 자산 축소를 주문한 하이투자증권이나 주력 비은행 계열사인 iM캐피탈(DGB캐피탈) 쪽에서는 적잖은 손실이 예상된다. 지주는 하이투자증권과 iM캐피탈에 IB, PF, 장외파생 등 RWA를 많이 차지하는 무거운 자산은 줄일 것을 주문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PF 및 IB 사업부문이 주수익원이었다. 2023년 전체적으로 1692억원가량의 순영업수익을 거뒀는데 PF와 IB에서만 94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냈다. 56%가량의 수익이 PF 및 IB 부문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런 부문의 신규 영업을 막고 있는 만큼 추후 큰 폭의 순이익 감소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올 한해 2000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력 사업부문의 매출 감소가 회사 전체에 미치는 타격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iM캐피탈 역시 IB 및 PF 대출이 실적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 작년에 기업금융·오토·개인신용 등 영업자산에서 거둬들인 순이자이익은 1600억원 정도이고 IB·PF 등에서 낸 투자이익은 370억 정도였다. 다만 일반관리비 등 영업비용에서 기업금융·오토·개인신용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임을 감안한다면 IB·PF 사업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상당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특히 그룹이 축소를 주문한 IB, PF, 장외파생, 리츠 등의 자산들은 결실이 당장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한다. 해당 투자자산들은 통상 수년 후 엑시트하면서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당장 올해보다 내년, 내후년 그 여파가 돌아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위해 자본비율 강화가 불가피하지만 이에 대한 대가로 그룹의 미래 수익을 상당 부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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