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이 iM뱅크 시중은행 전환 이후 첫번째 실적발표회(IR)를 진행했으나 시선은 하이투자증권에 집중됐다. iM뱅크가 올리는 이익보다 하이투자증권이 쌓는 대손충당금이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자본비율 관리 방안을 방안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DGB금융은 주요 은행지주 중 가장 낮은 자본비율에 머물러 있다. iM뱅크 자산 성장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질문이 제기됐다.
◇하반기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가능성 촉각 DGB금융이 지난 29일 진행한 2024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 Q&A 세션에는 부동산 PF 관련 질문이 쇄도했다. 질문의 절반 가량이 부동산 PF 관리 경과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가능성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현황에 관심이 집중됐다.
iM뱅크 시중은행 전환 이후 첫 IR에서 하이투자증권에 이목이 쏠린 건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부실 가능성을 감안해 2분기 1509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여파로 DGB금융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든 1500억원이 됐다.
대손충당금 적립이 아니었으면 올릴 수 있었던 순이익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진 셈이다.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리스크에 그룹 실적이 좌우되는 형국이다.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긴 했으나 실적 체급을 높이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 하이투자증권 부동산 PF 관리 경과에 그룹 실적이 연동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PF 영향이 큰데 이제 정리됐다고 볼 수 있나"라며 "하반기에 추가로 대손비용이 발생할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천병규 DGB금융 전무(CFO)는 "금융 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사업성 평가를 2분기에 충실하게 반영했다"며 "현재까지 할 수 있는 평가에 대해 선제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하반기 추가적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2분기 만큼 대규모는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의 PF 익스포저와 관리 현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향후 관리 계획에 대한 질문도 제기되는 등 Q&A 세션 전반이 하이투자증권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류시웅 하이투자증권 CFO는 "올해 안에 PF 리스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자본비율 하락 우려 일축 자본비율 관련 질문도 나왔다. 최근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은행지주 다수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 질문이다. DGB금융도 향후 주주환원 계획과 연동된 자본비율 관리 계획이 있는지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밸류업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준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는데 자본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관련 내용을 언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는 DGB금융 자본비율이 은행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한 질문이기도 하다. 2분기 기준 DG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1.21%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연동된 주주환원 강화 계획을 제시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또 iM뱅크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자산 확대가 CET1비율에 미칠 영향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DGB금융은 시중은행 전환으로 인한 CET1비율 하락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대형 시중은행과 자산 경쟁을 벌이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신 비은행 계열사의 위험가중자산(RWA)을 줄이고 그만큼 iM뱅크 자산 규모를 효율적으로 키워나가는 전략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천 전무는 "단기적으로 은행 자산 규모를 크게 키워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전략이 아니다"라며 "지역적으로 있는 어려움을 시중은행 전환으로 타개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이고 기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 밸런스를 맞추는 걸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