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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회장의 밸류업 진정성…‘주주서신’ 홈피에 띄웠다

더 많은 주주에게 다가서기 위해 '경영현안·중장기전략' 등 쉽게 설명

고설봉 기자  2024-07-23 07:00:58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밸류업을 위해 펜을 들었다. 최근 ‘주주서신’ 코너를 중심으로 신한금융그룹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주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모습을 보였다. 진 회장은 편지 형식을 빌어 신한금융의 주요 경영현안과 중장기 경영전략 등을 주주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할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홈페이지 개편을 완료했다.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서다. 약 4개월간 진행된 이번 개편은 ▲고객 편의성을 위한 디자인 개편 ▲접속 환경별 접근성 강화 ▲다양한 신규 콘텐츠 제공 등 크게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CEO 소개란이다. 진 회장은 ‘주주서신’ 코너를 새로 만들어 주요 경영현안과 중장기 경영전략 등을 직접 주주 및 고객들에 설명하기로 했다. 기존 CEO 소개란에는 CEO인사말과 그룹경영활동, CEO인사말 등의 내용이 정리돼 있었다.

신한금융그룹은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주주서신 코너를 신설했다. *출처=신한금융그룹 홈페이지.

주주서신에는 다양한 경영현안에 대한 성찰과 전망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주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차트 등 시각물을 함께 집어 넣었다. 다만 숫자와 도표 중심의 IR 보고서 등보다 간소화 하고 편지 형식의 설명을 첨가해 보는 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했다. 현재 게재된 서신은 지난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LETTER FROM CEO’란 제목의 서신에서 진 회장은 “주주 여러분과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주 소통하며 진행상황을 공유 드리고자 한다”며 “금번 기회를 통해 2023년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한편 올해에 대한 전망 및 신한이 어느 방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본 서신을 작성하게 됐다”고 주주서신 코너 신설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주서신을 통해 진 회장은 다양한 주주들과 소통을 넓히는 모습이다. 기존 IR과 다른 형태의 CEO 메시지를 통해 다양한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기관 등 글로벌 주요 투자자들에게 초점을 맞춰왔던 기존의 IR과 다른 형태로 주주들에 다가가면서 소액주주 등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주주서신에 담긴 경영현안 등의 내용은 기존 IR자료와 비교해 새로운 것이 없다. 다만 전달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신한금융의 정량적인 경영지표들을 쉽게 풀어 설명하면서 이해도를 높였다. IR자료가 주로 숫자와 도표 등 수치화 되고 정형화된 형태로 제공됐던 것과 반대다.

실제 진 회장은 주주서신에서 도표를 단순화하는 대신 주요 이슈를 설명해 나가고 있다. 진 회장은 ‘2023년을 돌아보며’란 중제를 달고 지난해 경영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2022년부터 시작된 가파른 금리 상승과 그 해 하반기에 있었던 회사채 시장에서의 유동성 위기는 한국 경제와 이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경제 주체들을 움츠러들게 했다”고 밝혔다.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금융주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신한금융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진 회장이 직접 나서 다른 형태의 IR을 고민하면서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양한 밸류업 전략이 펼쳐지는 가운데 CEO의 진정성을 소액주주들에게까지 전달하려는 진정성이 묻어난다는 평가다.

신한금융그룹 홈페이지에 게재된 진옥동 회장의 주주서신. *출처=신한금융그룹 홈페이지.

진 회장은 2023년 경영성과를 종합적으로 설명했다. ‘지난 4년간 부동산 가격 및 거래량 추이’, ‘업종별 SOHO 대출 증가율’, ‘4개년 대손충당금 전입액’, ‘5개년 총주주환원율’ 등 자료를 소개하며 최근 신한금융의 경영활동에 영향을 준 변수들을 제시하며 주주들의 이해를 도왔다.

‘2024년을 전망하며’란 중제를 통해 진 회장은 올해 경영전략과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또한 경기 위축의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며 신용 부문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내수시장 부진 속에서 한국 경제는 ‘불황형 회복’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 회장은 “그러나 신한은행의 전반적인 연체율은 물론 경기에 가장 민감한 카드사 연체율이 작년 말 이후 큰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지표들에 대한 선제적인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코로나 이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추가로 적립한 1.9조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잘 활용한다면 신한의 재무 실적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주들을 안심 시켰다.

진 회장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고찰’, ‘신한은행 상품별 가계부채 구성비중’, ‘최근 3년간 신한은행 상품별 연체율 추이’, ‘부동산 PF 시장 구조’, ‘SFG 부동산 PF 관련 현황’ 등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중장기 경영 안정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 진 회장은 ‘한국 금융정책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란 중제에서 “경영진은 금융환경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것. 감독당국의 규제 선진화 노력에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소비자를 적극 보호하고 명확한 책임관계를 가릴 수 있는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 및 확대 중”이라며 규제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진 회장은 ‘주주 자본의 효과적 활용’이란 중제를 통해 중장기 주주환원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논의되기 이전부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주주환원의 주요 수단으로 추진했고, 이를 바탕으로 주가 탄력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분기 균등 현금배당 시행할 계획으로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홈페이지 개편은 22일자로 시행됐지만 주주서신은 정기 주주총회 이후인 지난 4월부터 작성을 시작했다”며 “향후 주주서신은 비정기적으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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