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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밸류업 점검

임종룡 회장 '비은행 재건', 횡보세 주가 '상승 트리거' 될까

①비은행 약점 부각, 올해 주가 상승률 4대 금융 최저…'가시권' 증권·보험 진출 효과 기대

최필우 기자  2024-07-18 08:58:42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우리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은 지난해 취임하며 주가 반전을 만들 CEO로 기대를 모았다. 4대 금융지주로 분류되는 KB, 신한, 하나, 우리 중 유독 우리금융의 저평가 기조가 심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부실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주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임 회장 핵심 경영 아젠다도 비은행 M&A가 됐다.

임기 첫해 신중을 기했으나 2년차인 올해 비은행 M&A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으로 통합 증권사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고 동양·ABL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와 협상이 한창이다. 연내 증권업과 생명보험업 진출에 성공하면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다.

◇재상장 시점보다 낮은 주가…연초후 14% 상승 그쳐

우리금융은 지난 17일 기준 주가 1만4860원을 기록했다.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된 올해 주가 상승률은 14.31%다.

두자리수 주가 상승률이지만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온전히 입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은행지주 주가 상승률을 한참 밑돌고 있어서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55.45%, 하나금융지주는 42.86% 신한지주는 34% 상승했다. 올들어서만 20~40%포인트 가량 주가 상승률이 벌어졌다.


과거 시점의 주가와 비교해봐도 재상장 때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이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2019년 2월 21일 재상장됐다. 재상장일 종가는 1만5100원이었다. 최근 주가가 재상장 시점의 수준을 밑도는 셈이다.

우리금융의 주가 저평가 기조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지만 비은행 포트폴리오 약점이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민영화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를 대부분 매각하면서 은행 의존도가 높아졌다. 지주사 체제지만 다른 금융지주와 같은 티어로 묶이고 종합금융그룹으로 평가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다른 금융지주의 제2, 제3 계열사 위상을 갖는 증권사, 보험사의 부재가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종합금융,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등이 있지만 증권업과 보험업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우리금융 시가총액은 지난 17일 기준 11조349억원이다. 국내 은행지주 중 포트폴리오 균형이 가장 잘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는 KB금융(33조9353억원)과 20조원 넘게 차이가 난다. 은행업 없이 손해보험업과 증권업을 주력으로 삼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이 15조원대로 우리금융보다 높은 데서도 보험·증권업이 금융지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임 회장이 증권사와 보험사를 우선순위에 두고 M&A를 타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은행업 경쟁력 회복에 증권·보험 계열사 인수가 더해져야 재평가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동양·ABL생명 인수로 '4대 금융' 위상 회복

우리금융은 증권사 출범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가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안을 인가하면서 다음달 초 우리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단다.

다만 증권사 출범 만으로 밸류업을 뒷받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합병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는 1조1500억원으로 업계 18위권이다. 연간 조단위로 순이익을 내는 우리은행과 비교해 당분간 실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 우리금융은 10년 내 10위권 증권사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달리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우리금융의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매물로 여겨진다. 동양·ABL생명 자산 규모는 대형 3사로 꼽히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과 은행지주 계열사인 신한라이프, 농협생명에 이은 6위권이다. 우리금융이 4대 금융으로 위상 회복을 도모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매물이다.

실적 측면에서 존재감도 상당하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별도 기준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ABL생명과 합치면 3800억원 규모다. 인수합병 성사시 우리은행에 이은 제2 계열사가 될 수 있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가 주주환원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낮추는 요인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비율에 따른 주주환원 기준을 유지한다 해도 추가 환원 여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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