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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가 이행해야 할 출구 전략

김형락 기자  2024-07-19 08:00:54
우리나라도 한 때 산유국이었다. 2004년 울산 앞바다 '동해-1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해 세계 95번째 산유국이 됐다. 동해-1 가스전은 2021년까지 천연가스 약 4500만배럴을 생산하고 공급을 종료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제2 동해-1 가스전을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산유국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서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가스전을 개발하는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도 석유공사가 진행하는 국내 자원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석유공사가 올해 계획한 투자비(자본 예산)는 1조7401억원이다. 석유 개발 사업에만 9287억원을 쓴다. 국내 대륙붕 탐사 사업에는 698억원을 배정했다. 나머지 8589억원은 해외 탐사·개발·생산 사업에 투입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석유 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탐사 시추를 앞두고 있다. 전체 석유 개발 프로젝트 중 초기 단계에 속한다.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봐야 하는 투자 건이다. 자원 개발 사업은 가시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거두기까지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탐사 사업에서 시작해 생산 개시까지 10년이 걸린다.

석유공사는 에너지 안보를 위해 국내 대륙붕을 탐사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 석유 수입국(2022년)이다. 중동 지역 석유 의존도는 약 70%(2020년 기준)에 달한다. 높은 중동 의존도는 국내 석유 공급 구조에 리스크 요인이다.

석유공사 매출은 대부분 석유 개발 사업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석유공사 연결 기준 매출액 3조2671억원 중 90%(2조9542억원)가 석유 개발 사업에서 일어났다. 해외 개발·생산 광구에 투자해 올린 매출이다. 2003년부터 해외 광구에 투자해 매출 규모를 늘렸다.

석유공사는 2018년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해외 자원개발 부실 투자로 국고 손실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2009년 인수한 캐나다 석유 기업 하베스트(Harvest Operations) 등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장부가액을 '0원'으로 보고한다. 취득원가는 5조4735억원이다.

석유 개발 사업은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 석유공사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석유 개발 사업에서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국정감사 이후 적자 사업 출구 전략을 가동 중이다. 하베스트가 보유한 20개 전통자산 등 저수익·저전략 가치 자산을 매각 진행 사업으로 꼽았다. 새로운 노다지 광구 찾기보다 더 시급한 건 적자 사업 출구 전략 점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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