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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대체투자 감사, '채권평가기관' 최대 수혜자 되나

기관마다 상이한 평가방식 지적, 외부기관 의뢰 늘어날 듯

이영호 기자  2024-07-05 10:57:58
감사원이 연기금 대체투자 현황을 조사 중인 가운데 자산 가치평가 방식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일 투자 건에 대한 수익률 평가가 기관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 지적사항으로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향후 연기금들의 외부 채권평가기관 용역 의뢰 건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연기금 대체투자 현황을 조사한 감사원 산업금융4과는 현재 감사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얼마 전까지 산업금융4과는 감사보고서 작성 전 의견수렴 단계에 머무르고 있었다.

감사원 감사는 △예비조사 △실지감사 △의견수렴 △감사보고서 작성·심의·공개 순으로 진행된다. 감사보고서 작성은 감사원이 감사 결과에 대한 결론을 내렸고, 이에 대한 발표가 가까워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감사원이 각 연기금을 조사하면서 대체투자 자산 가치평가법을 수차례 검증했다. 이 사실은 여러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됐다. 연기금이 같은 자산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마다 자산 가치평가 방식 다르고, 결과적으로 수익률에도 괴리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전언이다. 감사원은 각 연기금이 자산 평가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대신 외부기관 용역으로 동일한 가치평가값을 도출하라고 요구할 전망이다.

연기금은 자산 평가에 대해 여러 방법론을 활용하고 있다. 자산에 시가가 있는 경우 해당 시가를 적용하거나 유사거래 사례를 참고해 자산가치를 책정하기도 한다. 현금흐름할인법(DCF), 장부가를 적용하는 것도 주요한 방식 가운데 하나다. 사안에 따라서는 외부기관에 의뢰해 자산 가치를 평가하기도 하는데, 외부기관에 의뢰하는 기준은 기관마다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연기금이 자산 가치평가 용역을 맡기는 곳은 나이스피앤아이, KIS자산평가, 한국자산평가와 같은 채권평가기관들이다. 외부 용역을 맡기는 비중이 늘어날수록 연기금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감사원이 바라는 방향은 신뢰할 수 있는 외부기관을 활용해 연기금들이 동일 자산에 동일 가치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자산을 평가하는 비중을 줄이고 외부기관 용역을 늘릴지 고심하는 중"고 말했다.

가치평가에 대한 세부적인 방법론을 두고 기관마다 이견이 갈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산군, 자산 규모 등에 따라 각 기관마다 외부기관 용역을 의뢰하는 기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감사원 역시 연기금 측에 큰 틀의 방향성만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세부 사안은 연기금 간 의견 교환이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로선 연기금이 공식적으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협의체가 전무하다. 향후 논의 필요성이 촉발됐을 때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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