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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10년 성적표 톺아보기

행정공제회, '장동헌·허장' 체제 8년차 안정권 진입

사모대출펀드·부동산 매각 등 수익 다각화, 5%대 수익률로 안정성 확보

남준우 기자  2024-07-18 07:38:01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관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부분 3년 이하의 짧은 임기를 보낸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투자 전략을 쌓더라도 임기 내에 성과가 발현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차기 CIO 임기 때 전임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10년 이상 장기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외부 평가는 주로 한 해마다 나오는 단편적인 성적표에 집중돼 있다. 더벨에서 국내 주요 기관들의 10년치 수익률과 자산 비중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역대 CIO들의 활동을 조명해본다.
행정공제회는 최근 10년 동안 세 명의 CIO가 거쳐갔다. 현봉오 전 CIO는 흑자전환과 대체투자 확대 등의 업적을 남겼다. 바통을 이어받은 장동헌 전 CIO는 10%가 넘는 수익률과 더불어 PDF(사모대출펀드) 투자에 물꼬를 트며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2022년 2월부터 현재 CIO직을 맡고 있는 허장 이사는 전임자들의 유산을 잘 이어받아 5%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글로벌 경제 변동성이 높은 시기 속에서 그동안 비중이 낮았던 채권과 주식 등에도 관심을 보이면서 투자 영역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현봉오 전 CIO, 두 번 임기 동안 '흑자전환·안정성' 확보

행정공제회는 최근 10년간 총 세 명의 CIO가 투자자산 운용을 총괄해왔다. 선임 공모 과정과 행정공제회 내 대의원회의 투표 등을 통해 선발된 인력들이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역임한 현봉오 전 CIO의 경우 역대 국내 CIO 가운데서도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임기 만료 후 3년이 지나고 다시 한번 선임됐다는 점에서다. 그는 2006년 9월부터 3년간 행정공제회 CIO를 이미 한 번 경험했었다.

2006년 9월 그가 오기 전까지 행정공제회는 주로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에 집중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 연 5.75%의 지급률을 맞춰야 했는데 이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첫 임기 때 대대적인 혁신을 펼쳤다.

주식 운용 포트폴리오를 50여 개에서 20개 내외의 우량주 중심으로 바꿨고, 유가증권 이외에 M&A와 부동산 등에 대한 대체투자비율을 늘리기 시작했다. 현 전 CIO가 1차로 부임했던 2009년 중순까지 행정공제회 순자산은 2조5474억원에서 3조4439억원으로 35% 이상 늘어나는 등 성과가 뚜렷했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연임에는 실패했다. 3년간의 외인 생활 이후 행정공제회에 복귀했을 때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던 행정공제회는 현 전 CIO 재임 2년차에 7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때 연임에 성공했다면 국내 CIO 중 전무후무한 9년 재임에 성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행정공제회는 대의원회의를 통해 연임 대신 차기 CIO를 뽑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던 대체투자 등에 좀 더 적합한 인물을 찾기 위함이었다.


◇장동헌 전 CIO, 10% 넘는 수익률로 연임 성공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장동헌 전 CIO다. 국내외 금융기관은 물론 관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친 자본시장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펀드매니저 당시 활약상은 전설처럼 업계에서 회자됐다. 1998년 2700억원 규모였던 ‘장동헌 펀드’가 6개월 만에 30% 수익률을 달성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행정공제회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특히 2년차였던 2017년도에는 10.9%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그해 국내 주요 공제회와 연기금 가운데 최고 성적이었다. 당시 대의원 53표 가운데 48표라는 9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이 확정된 이후에도 좋은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동안 행정공제회가 관심가지지 않던 PDF와 더불어 부동산 투자로 좋은 수익을 기록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통해 400억원을 투자한 하이브를 통해서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4300억원 규모로 단일 투자 건으로는 사상 최대였던 판교 오피스 빌딩 지분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2022년 2월부터 CIO직을 물려받은 허장 이사는 전임자의 유산을 성공적으로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5%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금리 시기에 신용리스크가 낮은 우량채권과 함께 대체투자 분야 중 대출자산을 눈여겨봤다. 이를 위해 선순위 금리만 7~10%를 기대할 수 있는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PCF)에 주목했다. 최근 수익률이 높은 주식 비중도 조금씩 높이고 있다.

특정 섹터, 테마, 지역 등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세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투자 지역을 해외로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작년 8월에는 인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 위한 위탁운용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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