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하 사학연금)은 지난 10년 간 세 명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거쳐갔다. 작년 11월 취임한 전범식 신임 CIO를 포함하면 10년간 네 명의 CIO가 자리를 지켜왔다. 기본 임기 2년에 1년씩 임기가 연장되는 구조다.
사학연금은 작년 말 첫 '내부출신' 신임 단장이 취임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신입사원 출신으로 CIO 자리에 오른 첫 사례인 만큼 조직 내부에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사학연금이 장기 안정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 꾸준한 호실적, 안정적인 CIO 체제 구축 사학연금은 2013년 5월 박민호 전 CIO가 취임한 이후 약 11년 동안 네 명의 CIO를 맞고 있다. 모두 2년의 기본 임기는 채웠을 뿐만 아니라 만료 이후에도 1년 이상씩 임기가 연장됐다. 박민호 전 CIO는 1년7개월, 박대양 전 CIO는 한국투자공사(KIC)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약 9개월 동안 추가 임기를 지냈다. 이규홍 전 CIO 역시 두 번 임기가 연장돼 2019년 9월부터 작년 9월까지 CIO 자리를 지켰다.
꾸준히 임기 연장 사례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으로 사학연금의 안정적인 수익률 성적표가 꼽힌다. 사학연금은 2019년 이후로 한 차례를 제외하고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한 자릿수 수익률에 머물렀던 시점과 비교해 꾸준히 향상된 성적표를 받아 든 셈이다. 이에 힘입어 이규홍 전 CIO는 이례적으로 두 번의 임기 연장으로 총 4년의 임기를 채웠다.
작년 말부터 사학연금 신임 CIO로 오른 전범식 단장이 첫 내부출신으로 이 같은 안정적인 CIO 체제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사학연금이 그동안 꾸준히 임기 연장 사례가 나오기는 했지만, 행정공제회와 같이 '장기 안정 체제' 반열에 오르도록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행정공제회는 장동헌 전 CIO가 7년의 임기를 마친 뒤 현 허장 CIO가 2022년 2월 취임 후 지금까지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전 신임 CIO는 사학연금 창립 50년 만에 신입사원 출신으로 첫 내부승진을 이뤄냈다. 지난 2013년 박민호 전 CIO가 내부승진을 통해 CIO에 오르긴 했지만 장은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전 CIO와 사례가 다르다. 상징성이 큰 데다 내부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4년 이상 장기로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하반기 금리변화에 '주목'…전문성 강화 주력 전 CIO는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그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어떤 시점에 금리 인하가 결정될 지에 따라 향후 경기 변화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다만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여전히 심한 고금리 상황을 감안해 안정성 위주의 운용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고했다.
이런 맥락에서 채권 투자에 좀 더 집중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안정성을 지키면서도 수익률을 제고할 기회를 엿보겠다는 것이다. 현재 사학연금은 내부 정책상 A- 등급의 회사채를 담을 수 있지만 대부분 AA 등급 위주의 회사채를 담아왔다. 리스크 분석을 통해 금리 조건 등이 매력적인 A등급 회사채에 좀 더 투자할 여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대체투자 부문 등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인력 충원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사학연금은 블라인드펀드 위주의 투자 방식을 프로젝트펀드 위주로 대체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단순히 GP(업무집행사원)에만 맡겨두기보단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통제력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체투자 부문에서 1명 이상의 인력을 충원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