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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

사업재편 속도 SK네트웍스, 주주정책 향방은

⑥주주환원정책 확대 천명…SK렌터카 매각대금 유입 등 여력 충분

이민호 기자  2024-07-01 14:12:40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SK네트웍스가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천명했다. 올해 들어 배당금 지급 규모를 확대한 데다 자사주 소각 규모도 키웠다. AI 컴퍼니 비전을 내세운 만큼 향후 신성장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 규모가 주주환원 확대폭을 결정할 전망이다. 하지만 SK렌터카 지분 매각에 따른 대금 유입이 예정돼있는 등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배당 소극적…주가 부진에 자사주 소각 개시

SK네트웍스는 애초 배당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었다. 지난해(지급일 기준)까지만 해도 SK네트웍스는 매년 보통주 기준 주당배당금 120원을 유지했다. 이는 당기순이익과 무관하게 결정된 금액이다. 이 때문에 SK네트웍스의 전체 배당금지급액은 2021년 262억원, 2022년 262억원, 지난해 263억원으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SK에 대한 배당기여도도 낮았다. SK네트웍스가 지분율에 따라 SK에 지급한 배당금은 매년 117억원이다. SK가 2022년 종속·관계·공동기업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수취한 합산 배당금은 1조388억원으로 SK네트웍스의 기여도는 1.1%에 그쳤다. SK텔레콤(2725억원)이나 SK E&S(2610억원)보다 크게 적었다. 지난해 특수관계자로부터의 합산 배당금(1조3994억원)에서의 기여도도 0.8%에 불과해 SK E&S(4816억원)나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3000억원)와 구분됐다.

다만 지난해부터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주주환원정책에서의 발전을 보였다. 지난해 4월 697억원(1240만9382주)에 이어 올해 3월 774억원(1450만363주) 규모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는 SK네트웍스의 풍부한 자사주 덕분이다. 2022년말 자사주(보통주·우선주 합산)는 2957만538주로 발행주식총수의 11.9%였다. 다만 최근 소각으로 올해 1분기말 자사주는 1887만4266주로 줄었다. 그럼에도 발행주식총수에서의 비중이 8.5%다.


SK네트웍스가 자사주를 소각한 데는 장기간 이어진 주가 부진이 있다. 2022년말 3870원이었던 SK네트웍스 주가는 지난해말 5750원까지 올랐지만 올해 6월말 4815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2022년말 9605억원에서 지난해말 1조355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6월말 1조655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주주환원정책 개선 의지 표명…배당·자사주매입 여력 충분

SK네트웍스는 올해 2월 장래사업·경영계획 관련 공정공시를 통해 중장기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SK매직, 엔코아, 워커힐(호텔사업)에 AI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내용이다. 이때 주주환원정책도 포함됐다. SK네트웍스가 공정공시를 통해 주주환원정책의 방향성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네트웍스가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에는 △중간배당 도입 △2024년 중간배당 주당 50원 이상 추진 △사업수익·투자수익으로의 배당재원 이원화 △자사주 매입 즉시 소각 원칙(투자 유치 확보 목적 등 일부 자사주 제외) 등 내용이 포함됐다.

향후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SK네트웍스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SK네트웍스는 올해 주당배당금을 기존 120원에서 200원으로 올려잡으면서 전체 배당금지급액을 지난해 263억원에서 405억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SK가 지분율에 따라 수취할 배당금은 194억원으로 추정된다. 기존 117억원보다 늘어난 것이다.

다만 SK네트웍스가 AI 컴퍼니라는 비전을 천명한 만큼 관련 지분투자 규모가 향후 주주환원 확대폭을 결정하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SK네트웍스가 종속·관계·공동기업 지분 취득에 투입한 합산 금액은 2022년 1478억원, 지난해 2744억원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AI 회사 업스테이지에 250억원, 미국 투자전문 자회사 하이코캐피탈(Hico Capital)에 118억원 등 출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SK네트웍스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여력은 충분하다. 배당 재원이 되는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이익잉여금은 5251억원이며 현금성자산은 7699억원이다. 특히 오는 11월 SK렌터카 지분 100% 전량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8200억원이 유입될 예정이므로 향후 주주환원 여력은 더 커질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 지분 100%를 확보하는 데 들어간 금액이 현금출자와 현물출자, 주식교환까지 모두 합해 7139억원인 만큼 매각차익만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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