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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

'수익기여 18%' SK렌터카 매각, 얻는 것과 잃는 것

④SK네트웍스, 신성장회사 투자재원 확보…수익기반 약화는 우려

이민호 기자  2024-06-21 15:33:50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 매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8000억원이 넘는다. SK네트웍스는 이 돈을 신성장회사 투자재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SK렌터카의 매출액이 1조원을 넘겼던 만큼 수익 기반이 약화될 우려는 있다. SK네트웍스가 지분투자 대상으로 삼은 신성장회사들은 당장 수익 기여도가 높지 않은 문제가 있다.

◇매각대금 8200억 투자재원 활용…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도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 경영권을 사들인 것은 2019년이다. 1월 AJ네트웍스로부터 SK렌터카(당시 AJ렌터카) 지분 42.24%를 2958억원에 사들이고 12월 1625억원 규모 SK네트웍스 렌터카사업부문을 현물출자해 지분율을 64.23%로 늘렸다.

SK네트웍스는 이듬해인 2020년 9월 SK렌터카에 1000억원을 현금출자하면서 지분율을 72.95%로 재차 늘렸다. 앞서 렌터카사업부문 현물출자 당시 제외됐던 장기계약차량을 순차적으로 인수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 SK렌터카에 대한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공개매수(1196억원), 시간외매매(144억원), 주식교환(215억원)을 거쳐 지분 100%를 최종 확보했다.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 지분 100% 취득에 투입한 현금은 5299억원이 된다. 여기에 현물출자와 주식교환까지 합하면 7139억원이다. SK네트웍스는 오는 11월 SK렌터카 지분 100% 전량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원에 넘길 예정이다. 차익으로 따지면 1000억원이 조금 넘지만 일시에 현금으로 쥘 수 있는 돈이 8200억원이다.

SK네트웍스는 최성환 사장이 사업총괄로 선임된 2021년부터 '사업형 투자회사'를, 올해부터는 'AI 컴퍼니'를 주창하며 사업재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는 9월 SK매직 가전사업부를 경동나비엔에 370억원에 매각할 예정이기도 하지만 금액 측면에서 SK렌터카 매각이 더 크며 이 금액은 SK네트웍스가 직접 쥘 수 있다. 이 때문에 SK렌터카 매각에 따른 8200억원은 신성장회사 투자재원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SK렌터카 매각으로 SK네트웍스 연결 기준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올해 1분기말 SK네트웍스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5조3013억원인데 SK렌터카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이 2조5764억원이다. SK렌터카에 대한 지분율이 100%인 점을 고려하면 SK네트웍스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의 사실상 절반(48.6%)이 SK렌터카 몫이다. SK렌터카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 SK네트웍스의 차입 부담도 단순 계산으로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SK렌터카의 올해 1분기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591.8%에 이른다. 국내 은행권으로부터의 일반대출, 국내 카드사로부터의 할부금융, 공모채 발행이 주요 조달 수단이다. 이 때문에 차입금의존도도 69.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렌탈차량에 대한 투자가 축소돼 현금흐름에서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SK네트웍스 연결 기준 유형자산에서의 렌탈자산 취득분은 2022년 1조1209억원, 지난해 1조278억원으로 매년 1조원이 넘게 발생하고 있다. 렌탈자산 특성상 감가상각비가 큰 만큼 취득도 크게 나타난다. 렌탈자산 취득분의 상당 부분이 SK렌터카 몫이다. SK렌터카 연결 기준 유형자산에서의 대여사업차량 취득분은 2022년 1조404억원, 지난해 9312억원이었다.

◇매출 기여 제거로 수익 기반 약화…신성장회사 수익 기여도 낮아

하지만 SK렌터카 매각으로 당장 SK네트웍스의 수익 기반이 약화되는 문제는 있다. SK네트웍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에서의 사업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렌터카 사업이 18.4%였다. 정보통신(휴대폰 판매) 사업(49.7%) 다음으로 높은 것이다.

이 때문에 SK렌터카 매각에도 SK네트웍스가 수익 기반을 유지하려면 SK렌터카 매각대금으로 인수하는 신성장회사의 수익 기여도가 그만큼 높아야 한다. 하지만 SK네트웍스가 'AI 컴퍼니'를 주창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분투자에 나선 사례로는 데이터 솔루션 회사 엔코아(누적출자액 기준 1018억원), 전기차 충전회사 SK일렉링크(614억원), AI회사 업스테이지(250억원), 반려동물 케어 플랫폼회사 비엠스마일(280억원) 등이 있다. SK렌터카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4028억원이었던 반면 이들 신성장회사는 애초 투자회수 기간을 장기로 보기 때문에 당장 수익 기여도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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