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SK E&S, 포스코인터내셔널, 한화에너지, GS E&R, GS EPS, GS파워 등 민자발전업계에 포진한 주요 6개사 가운데 GS EPS·파워의 수익성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에 업계 최상위 수준인 20%대 영업이익률(OPM)을 달성했다. 순이익률(NPM) 역시 10%대에 안착했다.
전력 판매가격에 상한선이 설정되면서 매출이 줄어든 와중에도 준수한 수익성을 실현한 비결은 무엇일까. GS파워는 원가 경쟁력이 우수한 지역난방 사업을 강화하는 복안을 찾았다. GS EPS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매스, 태양광 등으로 발전연료 수급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원료 직도입 기조를 계속 유지하는 노력이 주효했다.
◇'SMP 상한제' 여파 6대 발전사 중 4곳 분기매출 저하 민자발전 6사가 공시한 분기·사업보고서 등을 살펴본 결과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회사는 GS EPS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6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매출 4051억원 대비 26.3% 규모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29.0%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GS파워가 22.8%(1108억원)를 시현하면서 뒤를 이었다. 2023년 1~3월 15.2%와 견줘보면 7.6%포인트 올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전체 영업이익률이 3.4%(2654억원)였으나 발전업이 포함된 에너지부문으로 한정하면 13.9%(1391억원)로 나타났다. 이외에 SK E&S(4571억원)과 GS E&R(539억원)은 나란히 12.8%를, 한화에너지는 7.2%(869억원)를 기록했다.
순이익률 역시 GS그룹 계열사들이 상대적 우위를 형성했다. GS EPS가 19.8%(802억원)로 1위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GS파워는 16.6%(805억원)로 2위에 올랐다. △SK E&S 7.5%(2683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 2.4%(1828억원) △한화에너지 1.7%(201억원) 등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정부가 계통한계가격(SMP) 상한제를 도입한 여파로 6대 민자발전사 중 SK E&S와 한화에너지를 제외한 4곳의 실적이 저하되는 양상을 드러냈다. 올 1분기 GS파워의 매출은 4863억원으로 전년동기 6791억원 대비 28.4%(1928억원) 감소했다. GS EPS 역시 분기 매출이 6849억원에서 4051억원으로 40.9%(2798억원) 급감했다.
SMP 상한제는 한국전력이 발전사들로부터 사들이는 전기 도매가격을 제한하는데 방점을 찍은 제도다. 당국이 판매가에 상한선을 설정하면서 마진이 악화되자 경영진은 전력 생산량을 예년 대비 줄이는 기조를 채택했다. 지난해 GS파워의 발전량이 660만8259㎿h로 2022년 775만2962㎿h와 견줘 14.8%(114만4703㎿h) 줄어든 대목이 방증한다.
◇산업체·소각장 수열 활용 GS파워, 'LNG·바이오매스' GS EPS 외형 축소 국면에서 GS파워는 안정적 수익성을 실현키 위해 지역난방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GS파워는 경기도 안양과 부천에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해 왔다. 현지 신도시에 난방열을 독점 공급해 왔다.
전체 실적의 25%를 책임지는 난방 사업은 원가 경쟁력이 탁월한 편이다. 산업체와 소각장에서 발생한 수열 에너지를 토대로 난방열을 만드는데 발전시설의 자체 열원보다 30%가량 비용이 저렴하다. 지역난방공사가 2022년과 2023년 다섯 차례에 걸쳐 잇달아 요금을 인상한 점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GS EPS는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를 다변화하면서 원가 부담을 상쇄하는데 집중했다. 연료 투입이 필요한 발전설비 면면을 보면 충남 당진에 자리잡은 액화천연가스(LNG) 기반의 복합 1~4호기를 필두로 바이오매스 시설 2개소 등이 있다. 여기에 가스공사, GS글로벌, 일본기업 미쓰이 등과 장기간에 걸친 연료 매매 계약을 맺어 수급 가격의 안정성을 도모하는데 집중했다.
올 1분기에 GS EPS는 LNG 도입에 2078억원, 우드칩·우드팰릿을 들여오는데 355억원을 지출했다. 다른 발전사들이 단일 연료 수급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한화에너지는 유연탄 수입에 1034억원을 썼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3월에 4518억원어치 LNG를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