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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증설 경쟁 치열…전선4사 5년간 1조 집행했다

[전선/CAPEX]⑤LS전선 누적 6500억, 대한전선 2000억…우호적 여건 맞물려 올해 투자 탄력

박동우 기자  2024-05-28 07:46:01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실적 우상향의 관건은 '투자'다. LS전선, 가온전선, 대한전선, 일진전기 등 국내 전선업계 시장점유율 상위 4사의 설비증설 경쟁이 치열하다. 2019년 이래 5년여 동안 전선 4사는 1조원의 자본적 지출(CAPEX)을 집행했다.

LS전선이 5년간 6000억원 넘게 투자했고 대한전선도 2000억원대 자금을 투입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증설, 해저케이블 시장 팽창 등 우호적 시장환경과 맞물려 올해 전선 4사들의 투자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대한전선 연간 설비투자액 급증 '150억→1300억'

전선업계 상위 4사가 공시한 사업·분기보고서 등을 살펴본 결과 2019년 이래 올 1분기까지 집행한 CAPEX는 별도기준 누적 9638억원이다. 투자 규모가 단연 많았던 기업이 LS전선으로 5년여 동안 6502억원(67.5%)을 투입했다. 대한전선(1861억원), 일진전기(975억원), 가온전선(300억원)이 뒤를 이었다.

4개사가 매년 유·무형자산을 취득하는데 쓴 금액을 살피면 2023년이 최근 5년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지난해 4사는 3073억원(31.9%)을 집행했다. 2022년 집행액 2464억원과 견줘보면 24.7%(609억원) 불어난 규모다. 올 1~3월에는 609억원이 소요됐는데 전년동기 537억원 대비 13.4%(72억원) 늘었다.


2022년 대비 지난해 CAPEX 증감을 살피면 대한전선이 단연 돋보인다. 1279억원으로 2022년 144억원의 8배가 넘기 때문이다. 설비 증설 등을 염두에 두고 투입한 것으로 당진공장 운영이 탄력을 받은 대목과 맞닿아 있다. 평균 가동률이 2022년 74%였으나 작년에는 94%로 20%포인트 상승했다. 세계 각국에서 데이터센터 확충이 진전되며 전력케이블 수요가 한층 증가한 수혜를 입었다.

다만 LS전선은 지난해 별도기준 1468억원의 CAPEX를 기록했는데 2022년 2013억원과 견줘보면 37.1%(545억원) 줄었다. 일부 공장 품목의 생산을 조정한 영향과 맞물렸다. 구미 사업장에서 양산하는 '나동선' 품목이 대표적 사례다. 2022년 1조6534억원 규모를 양산했으나 지난해에는 37.7%(6240억원) 줄어든 1조294억원어치를 만들어냈다.

이외에 일진전기는 2022년 252억원에서 2023년 240억원으로 5%(12억원) 감소했다. 나선을 만드는 경기도 안산 사업장과 절연선을 생산하는 화성 공장 등이 투자 대상에 포함됐다. 같은 기간 가온전선은 55억원에서 86억원으로 56.4%(31억원) 늘었다. 전력케이블 생산에 초점을 맞춘 △군포 △오산 △익산1 공장과 통신선 제조에 방점을 찍은 전주, 익산2 사업장을 겨냥한 투자 결과다.


◇멕시코 향하는 LS전선, 해저케이블 캐파확장 대한전선

올해 들어서는 전선업계 4사의 설비투자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점유율 1위 기업 LS전선은 CAPEX를 포함한 설비효율 개선·확장에 투입할 금액으로 올해 6915억원을 집행키로 결정했다. 별도기준 투자액 6435억원에 국내외 종속회사 투자분 480억원을 더한 규모다. 지난해 지출한 총액 3733억원과 비교하면 85.2%(3182억원) 늘었다.

해외로 생산 거점을 넓히는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초 LS전선은 미주 현지에 LS케이블&시스템 멕시코법인을 설립했다. 동시에 LS EV 멕시코도 세웠다. 잇따른 해외법인 론칭은 공장 신설 구상과 맞닿아 있다. 멕시코 케레타로주 산업단지에 자리잡은 12만6000㎡(3만8000평) 부지에 생산시설을 2025년 상반기까지 완공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대용량 전력배전시스템 '버스덕트(Busduct)'를 제조하는 역할을 부여할 계획이다.


대한전선도 캐파(CAPA)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기존 사업장의 설비 증설과 유지보수를 염두에 두고 배정한 투자액 882억원에 국한하지 않고 별도 시설투자 계획을 짜놨다. 앞서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행하면서 수립한 신공장 건립 구상이 대표적이다.

2027년까지 해저케이블 제2공장을 건설하는데 7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유증 대금 4300억원을 쓰는 계획을 세웠다. 나머지 2900억원 자체 현금과 시설대 담보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세웠다. 여세를 몰아 중동이나 미국에도 생산시설을 조성하는 자금으로 500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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