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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국내 민자발전사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친환경'이 부상하는 트렌드를 정조준하면서 투자에 임하는 모양새다. SK E&S, 포스코인터내셔널, 한화에너지, GS 계열 3사(EPS, E&R, 파워) 등 6개사는 2019년 이래 5년새 자본적 지출(CAPEX)을 11조원이나 집행했다.
6대 기업 가운데 SK E&S가 5조5000억원을 투입하면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LNG 발전소를 확충하고 수소 생산시설을 짓는 등 설비투자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5년에 걸쳐 2조4000억원을, 한화에너지는 1조5000억원을 쓰는 등 변화에 부응해 왔다.
◇지난해 민자발전 6사 CAPEX 3조 돌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게재된 분기·사업보고서 등을 살펴본 결과 2019년 이래 올 1분기까지 SK E&S, 포스코인터내셔널, 한화에너지, GS EPS, GS E&R, GS파워 등 민자발전 6사가 투자한 CAPEX는 연결기준으로 11조3425억원이다. 집행액이 단연 많은 회사가 SK E&S로 5년여 동안 5조5026억원(48.5%)을 썼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조3993억원, 한화에너지가 1조542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민자발전업계에 포진한 6대 기업이 매년 유·무형자산을 취득하는데 쓴 금액은 3조7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연도별 집행액을 통틀어 가장 많은 규모로 같은 기간 CAPEX의 26.5%를 차지했다. 1분기 CAPEX를 살펴봐도 2023년이 7342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올 1~3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25%(1839억원) 줄어든 5503억원을 지출했다.
5년간 5조원대 CAPEX를 집행한 SK E&S는 작년에 1조5924억원을 투입했다. 2022년 1조4279억원과 견줘 11.5%(1645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구체적인 취득 항목을 살피면 △건설 중인 자산 6341억원 △배관 924억원 △기계장치 767억원 △토지 16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SK E&S의 설비투자 방향은 '친환경·저탄소 에너지'와 맞닿아 있다. 2019년부터 착공한 여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1095㎿)의 공사가 마무리돼 지난해 7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올 들어서는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0㎿ 용량의 LNG 열병합 발전시설을 짓기로 결정했다. 지난달에는 2021년 이래 7000억원을 투자한 액화수소 플랜트를 완공했다. 세계 최대 수준으로 매년 3만톤 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
◇유·무형자산 취득 넘어 지분투자도 활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2023년 발전 계열사 포스코에너지를 흡수 합병한 이후 설비투자에 한층 힘을 쏟고 있다. 2022년 6312억원보다 15.4%(970억원) 증가한 7282억원을 지난해 지출했다. 현재 자회사 엔이에이치가 전남 광양에 제2 LNG 터미널을 짓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으로 계획한 투자액 8668억원 가운데 35.8%(3101억원)를 집행했다.
올 들어서는 CAPEX에 국한하지 않고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올해 5월 호주 업체 세넥스에너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960억원을 출자하는 결정을 내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소유한 지분율은 50.1%다. 경영진은 동부 퀸즐랜드 주에 자리잡은 가스전 개발을 촉진해 2026년까지 LNG를 해마다 120만톤 생산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한화에너지는 2023년에 2969억원의 CAPEX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2022년 1998억원과 견줘 48.6%(971억원) 많아진 금액이다. 현재 한화에너지는 전남 여수와 전북 군산에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국가산업단지 입주사들을 겨냥해 전력을 공급하는데 두 사업장은 472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는 역량을 갖췄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분야가 태양광 발전업이다. 주로 미주·일본 등 해외 각지에 포진한 법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육성했다. 지난해 한화에너지가 지분을 취득한 17개 관계·공동기업 가운데 8곳이 태양광 업체였다. △HT솔라홀딩스(953억원) △한화토탈솔라Ⅱ(813억원) △실버피크솔라(307억원) 등의 지분법적용주식 취득 사례가 대표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