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가온전선, 대한전선, 일진전기 등 국내 전선업계 4사 중에서 수익성이 가장 탁월한 기업은 어디일까. 정답은 '일진전기'다. 영업이익률(OPM)과 순이익률(NPM)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 이어 올해 1분기 지표에서도 우위를 드러냈다.
매출원가율이 90% 초반 수준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판매관리비를 통제하는 노력이 일진전기 수익성 증진에 주효했다. 한때 일진전기의 판관비율은 8%를 넘기며 4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비용 증가를 억제한 결과 3%대까지 낮아지는 결실을 얻으며 이익 증대를 촉진했다.
◇2022년 기점 수익성 선두 'LS전선→일진전기' 전선 4사가 공시한 분기·사업보고서 등을 살펴본 결과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일진전기로 나타났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241억원으로 매출 3512억원의 6.9% 규모였다. LS전선이 4.6%로 뒤를 이었다. 1조276억원의 매출을 올린 가운데 영업이익이 470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한전선(3.7%)과 가온전선(3.1%)은 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진전기의 영업이익률 역시 전선 4사를 통틀어 단연 높았다. 4.6%를 시현했는데 매출 1조2297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국내 시장점유율 1위 회사 LS전선의 영업이익률은 3.9%였다. 3조7759억원 수익을 확보하고 영업이익 1464억원을 남겼다. 가온전선은 3%(영업이익 383억원), 대한전선은 2.4%(634억원)에 그쳤다.
순이익률에서도 일진전기가 우위를 보였다. 올해 1~3월에 순이익 185억원을 기록하며 5.3%로 나타났다. LS전선(1.2%), 가온전선(2.2%), 대한전선(2.7%)이 1~2%대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역시 일진전기의 순이익률이 2.6%(314억원)로 전선업계 상위 4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2019년 이래 5년간 흐름을 살피면 2021년까지는 LS전선이 수익성 지표 1위를 유지했다. 2022년을 기점으로 일진전기가 4사 가운데 선두에 올라섰다. 당시 순이익률이 2%를 기록하며 1.9%에 그친 LS전선을 추월했다. 2023년 들어서는 영업이익률에서도 일진전기가 LS전선을 능가하는 양상이 전개됐다.
◇일진전기 판관비율 8→3%, 매출원가율 '90%' 비슷 일진전기의 사업부문은 '전선'과 '중전기' 두 축으로 나뉜다. 전선부문이 핵심사업으로 연간 매출의 80% 이상을 책임진다. 동·알루미늄 재질의 전력선, 통신선과 송전선 등을 제조하는데 특화됐다. 중전기 영역에서 나머지 20%가량 수익을 창출하는데 가스절연개폐기(GIS),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2년새 전기동 가격이 오르면서 전선 사업부 매출이 급격히 성장했다. 중전기 제품의 미주 수출이 탄력을 받은 영향,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등이 일진전기 이익률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수익성 제어는 비용 관리와도 직결된다.
2019년 이래 지난해까지 매출 대비 영업비용 비중을 살피면 5년새 비율이 가장 많이 떨어진 회사가 일진전기다. 2019년 98.5%에서 2023년 95.4%로 3.1%포인트 내려갔다. 가온전선이 하락폭 2위였는데 같은 기간 2.2%포인트 낮아진 97%를 기록했다. 대한전선은 98.1%에서 97.6%로 0.6%포인트, LS전선은 96.5%에서 96.1%로 0.4%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쳤다.
올해 1분기 전선업계 4사의 매출원가율은 90% 내외에서 형성됐다. 대한전선이 6759억원의 매출원가로 집계됐는데 매출 대비 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일진전기의 매출원가율은 89.5%(3142억원)로 4사를 통틀어 낮았다. 가온전선은 92.6%(3262억원), LS전선은 89.8%(9232억원)를 시현했다.
판매관리비 통제 노력이 회사들의 수익성 향방을 갈랐다. 2020년 당시 일진전기의 판관비율은 8.4%로 국내 4대 전선 회사 중 단연 높은 수준이었다. 이후 △2021년 6.3% △2022년 5.4% △2023년 4.5%로 하향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 1분기 판관비율은 3.6%(128억원)로 집계되며 4사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