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현대자동차

1분기 최대 지분 투자처 'HMG글로벌·슈퍼널'

미국 내 투자형 지주사 HMG글로벌, UAM개발' 슈퍼널 모두 적자로 출자 필요

양도웅 기자  2024-05-27 07:33:49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1분기에 가장 크게 지분투자한 곳은 'HMG글로벌'과 '슈퍼널(Supernal)'이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그룹 핵심 계열사 3곳이 총 1조3000억원을 두 곳에 출자했다. 두 곳 모두 미국에 설립된 법인으로 각각 투자 지주사 역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대응 전략이 엿보인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최근 발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개 계열사는 HMG글로벌에 총 6014억원을 출자했다. 현대차가 2977억원, 기아가 1834억원, 현대모비스가 1203억원을 분담했다. HMG글로벌 지분은 현대차가 49.5%, 기아가 30.5%, 현대모비스가 20%를 보유하고 있다.

HMG글로벌은 2022년 8월 미국에 설립된 투자형 지주사 역할을 하는 법인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미국 톱 티어 신기술 개발과 혁신기업 발굴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기반 강화, 투자 프로세스 일원화를 목적으로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김걸 사장과 김우주 전무 등 현대차 기획조정실 임원들이 경영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HMG글로벌은 인공지능(AI) 로봇 제조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대주주이자,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과 미국 내 배터리 제조 합작법인 설립 등을 책임진다. 또 지난해 고려아연에 약 5300억원을 출자해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 공급망을 확보했다.

목적이 지분투자와 피투자기업 관리이고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스스로 운영자금을 확보할 만큼의 현금창출력을 갖지 못했다. 가령 지난해 HMG글로벌은 올해 1분기에 30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009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당장은 3개 계열사의 출자 없이는 사업 지속이 어려운 상태다.

3개 계열사가 올해 1분기에 대규모로 출자한 또 다른 곳은 슈퍼널이다. 현대차가 3170억원, 기아가 1585억원, 현대모비스가 2378억원을 분담했다. 슈퍼널 지분은 현대차가 44.44%, 기아가 22.22%, 현대모비스가 33.33%를 들고 있다. HMG글로벌 출자와 마찬가지로 지분율에 맞춰 출자가 이뤄졌다.


슈퍼널은 2021년 2월 미국에서 '제네시스 에어모빌리티'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나 그해 11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향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할 도심항공기체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NASA 출신의 신재원 현대차 사장이 법인장이다. 그는 지난 3월 같은 NASA 출신인 데이비드 맥브라이드(David McBride)를 CTO로 영입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유치에 적극적이다.

도심항공기체는 AI로봇이나 전기차 배터리보다 더 먼 미래의 기술이다. 때문에 슈퍼널은 매분기 수백억원의 매출은 올리는 HMG글로벌과 달리 매출이 아예 없는 상태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0원, 영업손실 1009억원을 기록했다. 주주들의 출자 없이는 연구개발과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

도심항공기체 개발은 진척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전기수직이착륙(eVTOL) 컨셉 제품인 'S-A2'를 공개했다. 4년 전인 'CES 2020'에서 선보인 'S-A1'에서 진일보한 제품이다. 슈퍼널은 2028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장이 본격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때 본격 진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