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코오롱이 올해도 모빌리티 플랫폼 자회사 파파모빌리티에 출자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출자 후 파파모빌리티 기업가치는 400억원 턱 밑까지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실적 턴어라운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2년 86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101억원으로 더 커졌다.
코오롱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파파모빌리티가 내달 3일 실시하는 총액 138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지분율(90.06%)대로 124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의 파파모빌리티에 대한 누적 출자액은 329억원으로 불어난다.
파파모빌리티는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먼저 투자한 회사다. 이 명예회장은 2022년 5월까지 파파모빌리티 지분(보통주·우선주 합산) 33.46%를 보유했다. 코오롱이 파파모빌리티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60억원을 출자하고 구주 일부(6.66%)를 6억원에 취득하면서 지분율 78.37%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9.3%로 하락했다.
파파모빌리티는 코오롱그룹 편입 이후 외연을 확장했다. 2021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플랫폼 운송사업(타입1) 허가를 받았던 파파모빌리티는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의 증차 허가로 차량을 기존 100대에서 200대로 늘렸다.
여기에는 코오롱의 꾸준한 출자가 주효했다. 지난해 1월 파파모빌리티가 실시한 총액 97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코오롱이 75억원을 책임졌다. 이어 11월 총액 8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코오롱이 70억원을 부담했다.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는 코오롱의 네 번째 출자가 된다. 이번 유상증자 후 지분율은 코오롱이 90.05%, 이 명예회장이 4.19%로 예상된다.
파파모빌리티의 기업가치(지분 100% 기준)는 소폭 오른 상태다. 2022년 5월 코오롱의 최초 출자 때 매겨진 주당가액은 580원이었다. 이에 따라 출자 후 기업가치는 83억원이었다. 지난해 1월 유상증자 때도 동일한 주당가액이 매겨졌다.
지난해 11월 유상증자 때 주당가액은 633원으로 상승했으며 이번 유상증자 때도 동일한 주당가액이 매겨졌다. 지난해 11월 유상증자 후 기업가치가 248억원이었으므로 이번 유상증자 후 기업가치는 385억원으로 또 한 번 커진다.
파파모빌리티는 교통약자 대상 특화서비스를 꾸준히 앞세우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 턴어라운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파파모빌리티가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 구체적인 재무현황은 알 수 없지만 코오롱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파파모빌리티의 2022년말 자산총계가 32억원, 당기순손실이 86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104억원, 당기순손실은 101억원이었다. 작년에도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데다 총자산에 비해 당기순손실이 과도한 상황이 이어진 만큼 향후에도 코오롱의 파파모빌리티 추가 출자 가능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