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타이어코드 수요 회복과 화학 부문의 실적 개선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년 1분기 대비 매출액을 소폭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시장에서는 코오롱인더가 지난달 필름·전자재료 사업부의 지분을 대부분 정리해 재무제표의 구조 변화를 예상하며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필름·전자재료 사업부 지분을 한앤컴퍼니에 50% 이상 매각할 시 지분법에 따라 영업손실액이 지분법손익으로 포함돼 영업이익에 반영이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오롱인더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이 기간 별도기준 매출액은 1조1612억원과 영업이익 3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7.7% 급감했다. 순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에 도달하지 못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의 1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별도 기준 1조2000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00억원이었다. 최근 리포트는 JV 설립을 통해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배경은 일회성 비용이 꼽혔다. 필름·전자재료 사업부의 지분을 대부분 정리하며 한앤컴퍼니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필름과 전자재료 부문의 생산라인 2개를 정리하는 데 사용된 일회성 비용은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의 산업자재 부문은 매출 5656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을 거뒀다.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의 신차용(OE) 타이어 공급 확대 및 교체용(RE) 타이어 시장의 복합적인 성장을 통해 전년 동기(347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화학 부문도 매출 2423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증가, 8.3%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인쇄회로기판(PCB) 등의 수요 증가로 에폭시 수지가 개선돼 매출은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공장 정기 보수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다만 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패션 부문은 매출 2740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57.1% 줄어들었다. 패션 부문의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인더는 2분기 아라미드 중심의 호실적을 기대했다. 지난해 말 완료한 아라미드 신규 증설분에 전공정 자동화를 새롭게 도입하고 있으며, 랩프업(생산량 증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장 가동률을 점진적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김경태 영업관리담당 상무는 "최근 미 상무부 디지털 형평성 재정 지원 권고가 8억 달러 수준의 투자로 확정됐다"며 "광케이블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아라미드 수요가 당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에 유의미한 실적 개선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탄 및 세이프티 분야의 수요 회복에 따라 아라미드의 점진적인 판가 상승을 전망했다. 특히 미국·유럽의 친환경 정책에 속도가 붙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아라미드 등 고기능성 섬유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료가 상승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2분기는 아라미드와 타이어코드의 수요 증가, 패션업계의 준성수기를 맞아 점진적인 실적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