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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 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인더)는 최근 몇년간 시장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실적을 보여왔다. 자본적지출(CAPEX) 역시 뚜렷한 방향성 없이 해마다 줄었다 늘기를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꾸준히 우상향한 항목이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다.
코오롱인더의 R&D 투자 규모는 2018년 이후 매년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금액을 R&D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의 적극적인 R&D 투자가 신사업 활로를 터줄 수 있을까.
◇매년 늘어나는 R&D 비용, 경쟁사 대비 규모 ↑ 코오롱인더는 매년 2% 안팎의 금액을 R&D 비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지난 2018년 R&D에 투입된 자금은 893억원이었는데, 이 금액이 매년 늘어 2020년부터는 R&D 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을 집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 연결법인 기준 지난해 R&D에 쓰인 비용은 116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의 2.3% 수준이다. R&D 비용을 자산화하지 않고 비용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코오롱인더보다 자산·매출 규모가 큰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R&D로 지출한 금액은 631억원으로 매출의 1%로 나타났다. 효성그룹의 섬유화학 3사(효성티앤씨·효성화학·효성첨단소재)의 지난해 R&D 비용을 모두 더해도 734억원으로 집계됐다. 각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효성티앤씨 0.3% △효성화학 0.7% △효성첨단소재 1.0%로 계산됐다.
이같은 양상이 나타난 것은 코오롱인더에 미래기술원이 소속돼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성수 미래기술원장도 코오롱인더의 임원(부사장)으로 등재돼 있다.
◇먼 미래 내다보는 R&D 투자 코오롱인더의 R&D는 미래기술원과 더불어 회사 및 자회사 연구개발본부에서 함께 실시된다. 각사의 연구개발본부에서는 주로 사업화된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실시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코오롱인더 연구개발본부의 주요 연구부문은 타이어코드·에어백·아라미드·필름·페놀/에폭시수지 등이라고 명시돼 있다.
미래기술원은 그룹의 R&D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모습이다. 수소 관련 소재부터 이차전지, 친환경 소재, 유전자 치료, 생물전환 소재 등에 대한 연구를 모두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코오롱인더는 큰 변동없이 사업구조를 유지해 왔다. 타이어코드·아라미드 등 산업자재 사업과 에폭시·페놀 수지를 제조하는 화학사업, 패션사업 등은 10년 전부터 코오롱인더의 먹거리였다. 미래기술원에서의 R&D가 코오롱인더 신사업 진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연구개발 성과가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코오롱인더가 미래 사업으로 꾸준히 언급해온 분야는 수소 관련 소재 및 이차전지 등이 꼽힌다.
수소 관련 소재의 경우 이미 일부 사업화가 진행된 상황이다. 수소연료전지의 핵심소재인 막전극집합체(MEA)는 물론, 수분제어장치, 고분자전해질막(PEM) 등을 생산한다. 하지만 아직 수소 시장 자체가 충분히 개화하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역시 미래기술원 등을 통해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코오롱인더는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에 필요한 고체 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이에 앞서 2022년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될 수 있는 리튬메탈 소재 제조사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