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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대출 원하는 LP, 글로벌 PE 출자금 대출카드 ‘만지작’

출자금 모집 난항에 해외 PE도 국내서 물밑 타진, ‘노트’ 투자 등 저울질

이영호 기자  2024-04-05 14:12:12
글로벌 프라이빗에퀴티(PE)들이 국내 출자자(LP)들에게 출자금 대출을 물밑 타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출자금 모집 난이도가 어려워진 여파다. 사모대출을 원하는 LP와 출자금 확보가 급한 운용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수 LP들이 글로벌 PE에 대한 ‘노트(Note)’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PE가 조성 중인 블라인드펀드에 노트를 통한 출자를 전방위적으로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는 채권을 뜻한다. LP 관계자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노트 역시 대출채권 성격을 갖고 있다. 통상적으로 블라인드펀드는 출자금을 토대로 조성된다. 그런데 출자금을 미처 다 모으지 못한 상황에서는 대출금으로 부족분을 충당하기도 한다. 담보는 조성 중인 블라인드펀드 자산이다. LP는 노트 투자를 통해 PE에 블라인드펀드 출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대출인 만큼 전통적인 펀드 출자와는 수익 산정도 다르다. 하방과 상방이 모두 막혀있다. 시중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이 보장된다. 금리, 환율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현 시점에서는 8% 전후 수익을 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확정 수익이 보장되는 대신 블라인드펀드 운용으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수익은 요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P로선 충분히 고려해볼 옵션이라는 반응이다. 수천억에서 조 단위까지 블라인드펀드가 담보로 설정돼 안전성을 갖춘데다 운용 실패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대출 전략이 사정권에 들어온 건 고금리 환경 덕분이다. 과거 저금리 시장에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올리기가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LP 관계자는 “과거 저금리 시장에서 6% 수익도 받기 어려울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10% 가까운 확정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사모대출로 분류돼 에퀴티 투자보다 익스포저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이는 펀드 파이낸싱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펀드 파이낸싱은 운용사가 펀드를 차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대출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연초 IMM PE의 UTK 인수 건을 통해 펀드 파이낸싱 사례가 나왔다. IMM PE는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은행 대출을 받아 대금을 납부했다. 이를 통해 운용사는 펀드 내부수익률 제고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모대출을 집행해야 하는 입장에선 노트 투자, NAV 론, 다이렉트 렌딩 등 선택지가 넓어지고 매력도 또한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유사한 제안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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