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상반기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사업의 닻을 올렸다. 작년과 출자 테마 및 규모가 동일한 가운데 펀드 최대 결성 규모를 제한하는 ‘하드캡’ 조건을 추가한 부분이 눈에 띈다. 대형 분야에 초대형 하우스가 도전할 수 없게 되면서 중·대형 하우스간 격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내달 19일까지 상반기 첨단전략사업 펀드 출자사업의 서류접수를 진행한다. 출자 규모는 총 1500억원으로 대형 분야에서 1곳, 중소형 분야에서 2곳 등 총 3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출자사업은 작년 상반기처럼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첨단 전기전자 등 첨단전략산업을 출자테마로 정했다. 출자 규모도 작년 상반기와 같다. 수출입은행은 작년 6월 해당 첨단략산업 분야에 5년간 45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상반기와 달라진 점은 출자 분야 세분화와 펀드 결성 규모 제한이다. 작년 상반기 출자사업은 분야 구분 없이 4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각 400억원 안팎을 출자했다. 하지만 올해는 대형 분야에 800억원, 중소형 분야에 700억원이 배정됐다.
여기에 최종 위탁운용사는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출자 받은 금액의 최소 5배 이상 규모로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추가로 펀드 최대 조성 규모는 출자 받은 금액의 10배 이내로 제한된다. 펀드 최대 조성 규모를 초과할 시 별도 협의를 통해 관리보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이례적인 하드캡 조항 때문에 조단위 펀드 결성을 노리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인베스트먼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은 이번 출자사업의 대형 분야에 도전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출자사업의 대형 분야 출자액 800억원은 국내 출자사업 중 대규모로 구분된다. 이에 하드캡 조항이 없었다면 이들 초대형 하우스들도 참전 가능성이 있었다는 평가다.
초대형 하우스들이 불참하게 되면서 대형 분야는 중·대형 하우스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대형 분야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하우스로 프랙시스캐피탈, 프리미어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중소형 분야에는 3000억원 내외를 목표로 펀드를 결성 중인 노앤파트너스, 대신프라이빗에쿼티,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코스톤아시아 등이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하우스들은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투자 경험이 풍부한 곳들이기도 하다.
수출입은행은 제안서 접수 이후 서류심사, 현장실사, 프레젠테이션 심사 등을 거쳐 최종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 결과 발표는 6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최종 위탁운용사는 펀드 결성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때만 수출입은행과 협의해 2개월 내에서 결성시한 연장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