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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주총 '2018년과 2024년' 무엇이 같고 다를까

기업은행, 대표 선임에 반대…올해 '집중투표제' 채택, 표결 관심고조

박동우 기자  2024-03-14 15:03:25
'소유분산기업' KT&G가 이달 28일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을 앞두고 새 사장 임명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하다. 최대주주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이 수익성 저하 등을 이유로 들며 최고재무책임자(CFO) 방경만 총괄부문장을 새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에 반대를 표명했다.

6년 전인 2018년에도 기업은행은 해외계열사 분식회계 의혹과 사장 후보자 공모 불투명성을 거론하며 백복인 당시 대표의 재선임에 비토(veto)를 행사했다. 하지만 연임 안건은 가결됐다.

올해 주총을 앞두고 KT&G는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집중투표제'를 채택했다. 대표·사외이사 3인 중 득표수 상위 2인을 선출하기 때문에 표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6년 전 '회계처리' 관련 의혹, 지금은 '실적 저하' 거론

최근 기업은행은 KT&G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서류를 공시하며 "이사회가 제안한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선임, 사외이사 임민규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곽상욱 선임 의안에 대해서 모두 반대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KT&G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동시에 손동환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담긴 주주제안을 내놨다.

기업은행은 KT&G 총괄부문장인 방경만 CFO(수석부사장)가 사내이사로 부임한 뒤 드러낸 경영 성적표를 대표 선임 반대 배경으로 거론했다.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1673억원으로 방 수석부사장의 이사회 합류 직전 해인 2020년 1조4811억원 대비 21.2%(3138억원) 감소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 실적 저하가 발생했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문제가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KT&G는 입장문을 내고 "2021년 이후 연결 영업이익은 수원 부동산 개발 사업 등 일회성 영향을 제외하면 4% 성장했다"며 △글로벌 일반담배(CC) △궐련형 전자담배(NGP) △건강기능식품 등의 3대 핵심사업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 늘었다고 해명했다.
KT&G 대표 선임에 대해 기업은행이 반대 의견을 제시한 건 6년 만이다. 2018년 2월에도 기업은행은 백복인 대표이사 사장(사진) 연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면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여세를 몰아 사외이사진을 기존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주주제안도 실행했다.

6년 전 기업은행이 백 대표의 재선임에 제동을 건 배경은 KT&G가 인수한 인도네시아 담배 제조사 트리삭티를 둘러싼 논란과 맞물렸다. △회계 처리 위반 △수출선 무상양도 △에스크로 자금 지급 의혹이 제기되며 금융감독원이 감리에 나서는 수순으로 이어졌고 기업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인식이 대두됐다. 다만 해당 이슈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고의성 없음'으로 최종 의결됐다.

설상가상으로 사장 후보자 서류제출기간이 단 '2일'에 그치는 등 공모 과정이 불투명한 대목도 문제로 인식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018년 주총 당시에 거버넌스상 문제가 있다고 KT&G에 지속적으로 질의했으나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해 (대표 재선임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주총, 대표·사외이사 3인 중 '득표 상위 2인' 선임

현재 KT&G의 최대주주는 기업은행으로 보유한 지분율이 7.11%(951만485주)다. 6년 전인 2018년 3월 말에는 국민연금공단이 전체 주식의 10.45%(1319만1374주)를 소유해 단연 지분이 많았다. 당시 기업은행은 지분 7.53%(951만485주)를 확보한 2대 주주였다.


2018년 주총에서는 백복인 대표이사 사장의 재선임이 승인됐다. 총회에 참석한 주주의 76.3%, 의결권 있는 주식 수의 56.3%가 연임에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트리삭티 관련 의혹이 객관적 사실로 확정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중립'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기업은행이 제안한 사외이사 증원 안건은 통과되지 못했다.

올해 주총의 경우 2018년 대표 선임 때와 달리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에 지분 0.44%를 확보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이 부여되는 제도다.

집중투표 방식에 따라 주주들은 1주당 2표를 얻게 된다.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후보(KT&G 이사회 안) △임민규 사외이사 후보(KT&G 이사회 안) △손동환 사외이사 후보(기업은행 주주제안) 등 3명 중 2명을 지정해 투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득표수 상위 2명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현재 방 후보자의 우호 지분율은 11% 수준이다. 사내 기금, 재단, 우리사주조합 등의 소유 주식을 합산한 수치다. 전체 주식의 44.1%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 지분 6.2%를 확보한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작년에 국민연금은 KT&G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바꿨다. 단순 차익 실현 목적을 넘어 정관 변경, 임원의 선임·해임 청구, 배당정책 제안 등 주주활동을 한층 강화할 길을 열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달 열리는 KT&G 주총 관련 의결권 행사 방침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KT&G 관계자는 "대안이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선임안이 부결되면 심각한 경영 공백이 초래된다"며 "자칫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막으려면 주주들의 (대표 선임 안건) 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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