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LG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거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뒤 LX그룹 계열분리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LG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LX홀딩스 지분을 사들여 지배력을 공고히 했으며 일부 지분은 자녀에게 증여해 승계의 기반을 닦았다. LX홀딩스 출범 때부터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아 책임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경영능력 인정 후 장자승계로 퇴임…LX홀딩스 지배력 확보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3남으로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장남)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차남)의 동생이다. LG반도체 대표이사(부사장), LG필립스LCD 대표이사(사장·부회장), LG상사 대표이사, LG전자 대표이사,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 LG 부회장을 잇따라 역임하며 LG가(家) 인물 중에서도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구본준 회장이 LG 부회장이던 2018년 5월 구본무 당시 LG 대표이사 회장이 별세하면서 6월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당시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 상무가 LG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준 회장은 2019년 3월 퇴임하고 고문으로 내려온 동시에 계열분리를 준비했다. 2021년 5월 LG에서 LX홀딩스가 인적분할하면서 LX그룹 출범을 알렸다.
LX홀딩스 인적분할 직후 구본준 회장이 보유한 LG와 LX홀딩스 지분은 각각 7.72%였다. 구본준 회장은 2021년 12월 보유하고 있던 LG 지분 7.72%(1214만24주) 중 1.50%(236만주)를 LG연암문화재단 0.79%(124만주), LG상록재단 0.48%(76만주), LG복지재단 0.23%(36만주)에 나눠 기부하고 4.18%(657만주)는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각하면서 5249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에 따라 구본준 회장이 보유한 LG 지분은 2.04%(321만24주)로 줄었다.
구본준 회장은 현재도 LG 지분 2.04%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LX그룹 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친족독립경영(친족분리)을 인정받으려면 LG그룹 측 계열사 지분을 상장사의 경우 3% 미만(비상장사는 15% 미만)으로만 보유하면 된다.
구본준 회장은 2021년 12월 LG 지분 블록딜로 마련한 자금으로 구광모 회장(15.95%), 구본능 회장(3.05%), 구본식 LT그룹 회장(4.48%) 등이 보유하고 있던 LX홀딩스 합산 지분 32.32%를 3003억원에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40.04%(3054만1261주)로 단숨에 늘렸다. 세법상 특수관계인간 경영권 이전 거래에 해당해 이들 주식의 가격에는 시세의 20%에 해당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어 구본준 회장은 보유주식 중 150만주를 장남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에게 850만주, 장녀(여동생) 구연제 씨에게 650만주를 각각 증여했다. 구형모 부사장은 증여 직후 소량 장내매수를 병행했다. 이에 따라 구본준 회장 20.37%(1554만1261주), 구형모 부사장 12.15%(926만9748주), 구연제 씨 8.78%(669만9097주)의 지분율이 이어지고 있다.
◇지주사 대표이사 책임경영…대표이사·CFO 사내이사 기틀 확립
구본준 회장은 LX홀딩스 출범 때부터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에 올라 책임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LX홀딩스 이사회는 모두 7명으로 이중 사내이사는 3명이다. 사내이사는 대표이사 2명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맡는다. 대표이사와 CFO가 사내이사를 맡는 것은 LG그룹의 전통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이번달 기준 LG 사내이사에는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 권봉석 대표이사 부회장, 하범종 경영지원부문장(CFO) 사장이 올라있다.
LX홀딩스 사내이사에는 구본준 대표이사 회장, 노진서 대표이사 사장, 최성관 CFO 상무가 올라있다. 노진서 사장은 LG전자 전략담당(상무), LG 기획팀장(전무), LG전자 로봇사업센터장,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부사장)를 거쳐 LX홀딩스 출범 때 CSO로 합류했다. 2022년 3월 LX홀딩스 대표이사에 올랐고 올해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성관 상무는 LX세미콘 CFO를 역임하다 지난해 1월 LX홀딩스 CFO로 이동했으며 3월 사내이사에 올랐다.
구본준 회장의 이번 사내이사 임기는 이번달까지다. LX홀딩스는 오는 25일 개최할 정기주주총회에 구본준 회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의안을 포함시켜 무난히 연임할 전망이다. 구본준 회장은 다른 계열사 이사회를 겸직하지 않는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LX홀딩스 이사회 내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를 제외하면 ESG위원회뿐이다. ESG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며 사내이사에는 노진서 사장이 포함돼있다.
구본준 회장의 보수총액은 2021년 29억원, 2022년 65억원, 지난해 상반기 36억원으로 LX홀딩스에서 가장 많았다. LX홀딩스는 출범 이후 지난해 4월 첫 배당(2022년 경영성과 반영)을 실시했다. 배당금총액은 241억원으로 구본준 회장의 지분율(20.37%)을 고려하면 수령한 배당금은 48억원이 된다. 올해 4월 지급이 예정된 배당금총액은 210억원으로 이에 따른 구본준 회장 몫은 4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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