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LX그룹이 계열분리 3년 만에 자산총액 11조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주효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을 앞세워 포승그린파워와 LX글라스 등을 그룹에 편입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구본준 중심 계열분리 3년…자산총액 11조 재계 44위 안착
LX그룹은 2021년 5월 구본준 LX그룹 회장 중심으로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로 탄생했다. 올해 5월이면 출범 만 3년을 채운다. 구본준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3남으로 구본무(장남) LG그룹 선대회장과 구본능(차남) 희성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LG그룹 지주사 LG와 LX그룹 지주사 LX홀딩스의 분할비율은 2020년 3분기말 별도 기준 0.91 대 0.09였다. 이에 따른 LX홀딩스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9133억원으로 책정됐다. LX홀딩스는 LG 자회사였던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 △LX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 △LX MMA(옛 LG MMA)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 등 4곳을 자회사로 가져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듬해인 2022년 6월 LG그룹과의 친족독립경영을 인정하면서 LX그룹은 독자적인 기업집단으로 인정받았다. LX그룹 계열사가 LG그룹 계열사에 대해 상장사는 3% 미만, 비상장사는 15% 미만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요건 외에도 임원겸임, 채무보증, 자금대차 등 사항이 없어야 하는 등 친족분리 인정 요건을 모두 만족했기 때문이다.
LX그룹은 계열분리 직후인 2021년말 공정자산총액(전체 계열사 별도 기준 자산총계 합산)이 10조622억원으로 이미 공정위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자산총액 5조원 이상)뿐 아니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자산총액 10조원 이상)도 넘어선 상태였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 공정위가 지정한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당시 LX그룹 자산총액은 11조2734억원으로 82곳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상위 44위에 안착했다.
◇포승그린파워·LX글라스 적극적 M&A…양호한 재무건전성 유지
LX그룹이 자산총액을 단기간에 늘린 데는 계열분리 이후 적극적인 M&A 전략이 주효했다. 인수주체로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을 내세웠다. LX인터내셔널은 2021년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 3조190억원으로 이미 LX그룹 자산총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으며 지주사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 중 가장 많았다. LX인터내셔널 외에 눈에 띄는 지분투자 사례로는 반도체 설계(팹리스)업체 LX세미콘이 2022년 6월 팹리스업체 텔레칩스 지분 10.93%를 268억원에 사들인 정도다.
LX인터내셔널이 적극적인 M&A에 나선 것은 2022년부터다. 10월 경기 평택시 포승산업단지에서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4%(우선주 합산)를 DL에너지로부터 950억원에 인수했다. 11월에는 부산시 국제산업물류단지 내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을 담당할 에코앤로지스부산을 430억원(지분율 100%)에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판유리를 제조하는 한국유리공업(현 LX글라스) 지분 100%를 글랜우드PE로부터 5904억원에 사들였다. 이외에 소수지분 투자 사례로는 2021년 5월 디메틸에테르(DME) 생산업체 바이오프랜즈 지분 11.36%(27억원), 2022년 3월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업체 에코밴스 지분 12.70%(156억원)와 12월 온라인 제조 플랫폼 운영업체 에이팀벤처스 지분 11.29%(35억원)가 있다. 다만 에코밴스는 지난해 12월 투자 철회로 지분 전량에 대한 매각이 진행 중이다.
LX홀딩스도 LG로부터 인적분할 때 가져온 4개 자회사 외에 2개 자회사를 새로 설립하면서 자회사를 6개로 늘렸다. 2022년 12월 50억원(지분율 100%)을 투입해 LX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경영컨설팅을 담당할 LX MDI를 설립했다. 지난해 7월에는 120억원(지분율 100%)을 출자해 신기술사업금융회사 LX벤처스를 출범시켰다.
LX그룹은 적극적인 M&A에도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공정위가 LX그룹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처음 포함시킬 때 LX그룹의 자산총액(11조2734억원) 중 부채총액이 4조6239억원이었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69.5%로 100%를 크게 밑돌았다. 부채총액 중 차입금액은 2조4280억원으로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도 21.5%로 30%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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