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가 주주들에게 두번째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LX그룹이 출범한 2021년에는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아 배당을 집행하지 못했고, 이듬해인 2022년부터 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LX홀딩스는 공식적으로 배당 가이드라인을 명문화하지는 않았다. LX홀딩스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주주가치 제고,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적정수준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만 명시 돼 있다.
출범한지 만 3년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배당정책을 구체화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배당, 기준 살펴보니 LX홀딩스가 2023년 배당금으로 책정한 금액은 주당 270원, 총 21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총배당금 241억원보다 13%가량 줄어들었다. LX홀딩스의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되며 배당금 규모도 축소됐다.
연결 기준 매출은 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7665.6% 늘었다. 2022년 '0'원이었던 상표권 수익이 지난해 발생하기 시작하며 매출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하지만 LX하우시스를 제외한 LX인터내셔널·LX세미콘·LX MMA 등 자회사들이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지분법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 이에 따라 LX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4% 줄어든 732억원이었다.
배당의 기준이 되는 항목은 보통 당기순이익이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LX홀딩스의 당기순이익과 배당금간의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는다. 지난해 LX홀딩스의 당기순이익은 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53.7% 줄었다.
별도 당기순이익과 배당금은 어느 정도 비례관계가 성립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별도법인 기준 LX홀딩스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금 규모와 비슷하게 움직인 셈이다.
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2년에는 별도 당기순이익의 29.9%를, 지난해에는 30%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금 책정 기준을 별도 당기순이익의 30% 정도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일가 배당 수익은 LX홀딩스는 최대주주인 구본준 회장과 구 회장의 친인척 등 친인척들이 총 43.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몫으로 약 90억원가량이 돌아가는 셈이다.
이중 대부분이 구 회장과 직계가족들의 몫이다. 구 회장의 지분율은 20.37%다. 아들 구형모 LX MDI 부사장과 딸 구연제씨가 보유한 지분은 각각 전체의 12.15%, 8.78%다. 세 사람의 지분율만 합해도 41.3%다. 구 회장은 2023년 배당에 따라 42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구 부사장은 25억원, 구연제씨는 18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앞서 2022년 배당을 통해 98억원을 수령했다. 구 회장이 48억원, 구 부사장은 29억원, 구연제씨는 21억원을 배당금 명목으로 수취했다. 세 사람이 지난해 받은 배당금과 올해 받을 배당금은 총 18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배당금이 LX그룹의 승계재원 중 하나로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X그룹은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부사장은 2021년 5월 LX그룹 출범과 동시에 LX홀딩스의 경영기획담당 상무를 맡기 시작하며 임원 반열에 올랐다.
이후 2022년 3월 전무로 승진했고, 같은해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동시에 그룹내 경영개발원 역할을 하는 LX MDI의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