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창출력과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동원로엑스는 동원산업의 훌륭한 조달원이다. 동원산업은 동원로엑스로부터 매년 30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130억원 안팎의 임대료도 수취하고 있다.
동원산업이 3PL사업부를 동원로엑스를 넘기면서 창고 등 일부 유형자산은 양도대상에서 제외하는 묘안을 발휘한 덕분이다. 동원로엑스가 해당 유형자산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빌려쓰도록 하면서 수익 수취 통로를 만들었다. 다만 이는 동원로엑스의 부채를 키우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동원산업 든든한 조달원…임대료 129억 지급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산업은 물류부문 완전자회사 동원로엑스로부터 지난해 300억원, 올해 상반기 272억원의 배당금을 수취했다. 동원산업의 전체 배당금수익이 지난해 541억원, 올해 상반기 771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동원로엑스의 기여도가 가장 컸다.
동원산업에 동원로엑스는 훌륭한 조달원이다. 동원로엑스가 동부건설에서 2011년 1월 물적분할로 출범한 이후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을 만큼 이익창출력이 우수한 덕분이다. 영업이익은 최근 수년간 매년 증가했으며 지난해 208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동원로엑스로부터 배당금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수취하고 있다. 자회사 매출액에 연동되는 상표권수익의 경우 지난해 전체 135억원 중 동원로엑스가 21억원을 책임졌다. 동원홈푸드(37억원), 동원에프앤비(30억원), 동원시스템즈(21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경영관리·자문 용역수익은 전체 54억원 중 7억원이 동원로엑스 몫이었다. 동원에프앤비(16억원), 동원홈푸드(11억원), 동원시스템즈(8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임대수익이다. 동원산업이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인 전체 임대수익은 205억원인데 이중 절반이 넘는 129억원을 동원로엑스가 책임졌다. 동원산업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건물을 소유하고 동원에프앤비, 동원홈푸드,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등 대부분 계열사를 입주시켜 임대수익을 수취하고 있는 형태는 다른 그룹 지주사와 같다.
하지만 동원로엑스의 경우 양재동 본사건물 외에 동원산업이 소유한 다른 부동산도 다수 임차하고 있다. 동원로엑스가 동원산업에 지급한 임대료 129억원 중 양재동 본사건물 임대에 따른 금액은 8억원뿐이다. 창고나 야적장 등 일부 부동산을 동원산업으로부터 빌려쓰고 있는 것이다. 강릉, 경산, 용인, 시흥, 양산 등 일부 창고가 동원산업 소유다.
◇3PL사업부 양도 때 일부 유형자산 남겨…임대차계약으로 수익 수취 의도 화물하역, 물류대행, 물품운송, 운송주선 등 물류업무가 주력인 동원로엑스는 애초 거점별 물류센터를 포함한 부동산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돼야 한다. 지난해말 자산총계 8382억원 중 유형자산이 1234억원이고 이중 토지는 584억원, 건물은 394억원이다. 투자부동산은 739억원으로 이중 토지가 707억원, 건물이 32억원이다.
동원로엑스가 동원산업 소유의 일부 부동산을 임차해 사용하는 구조는 애초 동원산업이 물류사업부문(3PL사업부)을 동원로엑스에 양도할 때부터 의도한 것이다. 동원산업은 앞서 동원로엑스에서 고속버스사업부문과 렌터카사업부문을 떼어내 매각하면서도 물류사업은 강화하기 위해 2020년 1월 물류사업부문을 양도했다.
이때 동원산업은 물류사업부문에서 이용하던 일부 유형자산을 동원로엑스에 양도하지 않고 임대차계약을 통해 빌려쓰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동원산업이 동원로엑스로부터 임대료를 수취할 수 있다. 동원산업이 동원로엑스 수익의 일부를 가져올 수 있는 구조를 짠 셈이다.
실제로 동원산업은 2019년 10월 28일 공시한 '주요사항보고서(영업양도결정)'에서 "당사(동원산업)는 영업양수도 이전에 양도대상 사업부(3PL사업부)가 이용했던 유형자산 중 일부를 양도하지 않고 양수인(동원로엑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양도대상 사업부가 해당 자산을 임차해 사용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구조는 동원로엑스가 비교적 큰 리스부채 부담을 짊어지게 되는 핵심 원인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말 동원로엑스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2063억원이다. 꾸준히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하면서 자본총계를 4489억원으로 키워온 덕분에 차입금의존도는 24.6%로 여유있는 편이다.
차입금 구성을 보면 운전자금대출 명목의 단기차입금이 643억원, 장기차입금(유동·비유동 합산)이 912억원인데 리스부채가 507억원에 이른다. 리스부채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차입금의존도는 더 낮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