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로 거듭난 동원산업에 대해 배당기여도를 높이고 있는 자회사는 물류회사 동원로엑스다.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배당재원인 이익잉여금을 3000억원 이상으로 쌓는 데 성공했다.
동원로엑스 이익창출력의 핵심은 매출처 다변화다. 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15% 수준으로 낮다. 그룹 내 중요도가 부각되면서 잠재적인 조달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동원산업 대상 높은 배당기여도…배당재원 이익잉여금 3000억 상회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합병하면서 동원그룹 지주사로 거듭났다. 사업지주사인 동원산업은 국내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동원에프앤비와 미국 스타키스트(StarKist) 등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하고 있다. 배당금수익은 지난해 541억원, 올해 상반기 771억원이었다.
이들 자회사 중 자산규모로 따지면 지난해말 기준 동원에프앤비(2조717억원·연결 기준), 동원시스템즈(1조4517억원), 스타키스트(9836억원) 순이지만 배당기여도가 가장 높은 곳은 동원로엑스(8382억원)였다. 동원로엑스는 2018년(272억원)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300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272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그동안 배당기여도가 높았던 스타키스트가 같은 시기 지급한 241억원, 264억원보다 많다.
동원산업의 동원로엑스에 대한 지분율은 100%다. 이 때문에 동원로엑스가 지급하는 배당금을 외부 유출 없이 온전히 수취할 수 있다. 동원로엑스는 동원산업의 물류부문 자회사로 화물하역, 물류대행, 물품운송, 운송주선 등이 주업무다. 동부건설에서 2011년 1월 물류사업과 여객사업이 물적분할된 동부익스프레스가 모태다.
동원그룹에 편입된 것은 동원산업이 2017년 2월 KTB PE-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부터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보통주·RCPS 합산)를 4162억원에 사들이면서부터다. 이후 그해 8월 고속버스사업과 9월 렌터카사업을 잇따라 매각하고 2020년 1월 동원산업의 냉장냉동보관업을 제외한 물류사업부문(3PL사업부)을 양수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동원로엑스는 동원산업의 '알짜' 자회사다. 그만큼 이익창출력이 우수하다. 2011년 출범 이후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고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적은 2011년과 2016년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2142억원, 당기순이익은 512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이 지속되면서 자본총계는 갈수록 늘었다. 지난해말 자본총계 4489억원으로 배당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3114억원이 됐다.
◇계열 의존도 낮춘 매출처 다변화…그룹 내 활용성 주목 우수한 이익창출력의 주요 요인은 다변화된 매출처다. 그룹 계열 물류회사는 일반적으로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다. 동원로엑스도 지난해 동원에프앤비(1054억원)나 동원시스템즈(403억원)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1911억원의 매출을 창출해냈다. 하지만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15.7%로 높지 않다.
매출처 다변화의 핵심은 완전자회사 동원로엑스인천(옛 동부인천항만)이다. 항만을 보유하고 있어 하역 등 업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물류사업 핵심기지다. 실제로 동원로엑스인천은 2021년 170억원, 지난해 370억원의 배당금을 동원로엑스에 지급했다. 동원로엑스가 같은 시기 수취한 전체 배당금이 각각 172억원과 380억원이므로 동원로엑스인천은 동원로엑스의 핵심 배당원천인 셈이다. 동원로엑스인천으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은 동원로엑스가 동원산업에 지급하는 배당금의 주요 재원이다.
동원산업의 동원로엑스에 대한 높은 지배력과 동원로엑스의 우수한 이익창출력, 그룹 내 중요도 덕분에 최근 컨테이너선사 HMM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동원산업이 동원로엑스를 HMM 인수자금 조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동원산업으로서는 보유하고 있는 동원로엑스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거나 담보로 이용해 차입을 끌어들이는 등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동원산업의 HMM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스타키스트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이에 대해 동원산업은 지난 9일 해명공시를 통해 "HMM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수자금 조달과 관련해 자회사 CB 발행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