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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HMM 인수에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동원산업은 견조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HMM의 지분 가치가 동원산업의 연결 자산총계 수준 만큼 거론되는 가운데 인수가 현실화한다면 재무구조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산업의 별도 기준은 53.3%로 자회사를 제외한 동원산업 자체는 부채 부담이 비교적 적다.
작년 말 원래 지주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하면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차입금이 동원산업 차입금에 더해졌지만 눈에 띄게 늘어난 수준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9984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는 30.1%다. 현금성자산은 1100억원을 보유해 8885억원의 순차입 상태다. 순차입금비율은 41.1%다.
차입금은 대부분 단기에 몰려있다. 상반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등 단기성차입금은 7294억원으로 총차입금의 73% 수준이다. 차입처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으나 동원산업은 현금성자산 예치와 당좌차월 약정 등 금융 업무를 주로 하나은행과 하고 있다.
차입 부담이 많지 않지 이자비용 대응도 비교적 수월하다. 여기에 매년 꾸준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을 뽑아내면서 커버리지 지표도 우수한 편으로 분석된다.
동원산업은 라니냐 영향 감소로 조업이 정상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20%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684억원, 1140억원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는 1381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153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7.4배, EBITDA/금융비용은 9배다.
연결 기준으로 오면 부채 부담이 커진다.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 등 자회사들이 보유한 부채총계 연결 지표에 합산된다.
연결 기준으로 오면 동원산업의 부채비율은 136.3%까지 상승한다. 총차입금도 2조8067억원으로 불어난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39.4%, 72%다.
HMM 인수 과정에서 동원산업이 견조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인수 이후에는 재무구조가 180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동원산업은 지주회사로 별도 부채비율 200%를 넘어서는 안된다. 우수한 재무구조 덕에 상반기 말 재무구조에 차입금 3조원이 더해져도 부채비율이 200%를 밑돈다. 다만 실제 차입 가능 규모 등은 현재 시점에서 예측하기 힘들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이 보유한 HMM의 지분 가치는 약 5조~6조원이다. 동원산업의 현 자금 상황에서는 인수금융 등 차입이 이뤄져야만 지분 인수가 가능하다. 다만 규모가 상당해 인수금융 등이 이뤄지면 현재 재무 상태에서 차입 부담이 상당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차입금에 따라오는 이자비용도 부담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