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홈푸드는 수년 전부터 축산물 가공·유통 사업으로의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크고 작은 기업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동원그룹 차원의 사업 다각화와도 맞물리는 만큼 주요 경영진과 사업체계 등에도 지속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중장기적인 자본적지출(CAPEX) 계획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투자금 확보를 위한 현금창출력은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2019년 이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현금의 순유입을 의미하는 잉여현금흐름(FCF) 또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M&A는 사업 확장 원동력 1993년 단체급식사업(푸드서비스)으로 출발한 동원홈푸드는 M&A를 통해 외형을 확장했다. 2007년 조미식품 기업 삼조쎌텍과 합병하며 조미·소스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에는 푸드서비스 기업 옛 동원홈푸드를 흡수하며 푸드서비스 부문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듬해에는 현재 추진 중인 축육 사업의 토대가 되는 금천을 인수하기도 했다.
동원홈푸드가 품은 금천은 1987년 설립된 축산물 전문기업으로 국내에 구축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이 강점이었다. 오프라인의 경우 정육점 등 기업간 거래(B2B) 중심으로 구축되어 중간 유통 축소를 통한 가격 경쟁력이 특징이었다. 자체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2009년 오픈 이후 꾸준히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도 했다.
금천과의 합병 이후 회사는 축산물 유통 부문에 추가적인 투자보다는 내부적인 시스템 구축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정 수준의 사업 효율화를 거쳐 2021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확장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M&A가 추진됐다. 2021년 7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중심의 축산물 가공 기업 세중을 인수했다. 세중의 총 인수금액은 주식과 전환사채를 포함해 411억원 규모였다. 세중은 앞선 금천과 달리 원료육 수입과 가공, 유통이 전문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시원도 함께 인수했고 동원그룹은 B2B 시장 중심의 축산물 사업을 B2C까지 확장하게 됐다.
같은 해 11월 동원홈푸드는 세중과 시원을 흡수합병하며 외형을 확장했다. 앞선 9월에는 축육부문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창립 후 처음으로 '4인 각자 대표' 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강동만 전 축육부문 대표의 선임으로 기존 김성용(식재·조미), 정문목(급식·외식), 강용수(온라인) 등 3인 체제에서 4인 체제가 완성됐다. 그룹 내에서도 한 회사에 4인의 수장이 중용된 사례는 처음이었다.
동원홈푸드의 경영 체계는 올해 11월 기준으로 정문목(식재·조미·급식 등) 대표와 이영상(축육) 대표 체제로 압축된 상태다. 이 대표의 경우 금천 인수 단계부터 축산물 유통 사업 이끌어 온 인물로 2024년도 대표급 인사에서 새롭게 수장에 오른 식품 비즈니스 전문가다. 동원홈푸드에서 영업과 마케팅 부문에서 쌓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표로 중용됐다.
◇흑자 유지 중인 잉여현금흐름 동원그룹은 내년도 대표급 인사에서 이 대표를 신임 수장으로 선임하며 축육 사업의 성장을 강조했다. 세중 등을 합병하며 내세웠던 B2C 영역으로의 확장이 골자다. 최고경영자(CEO)들을 영업 부문에 특화된 인물로 중용한 부분 역시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된다.
동원홈푸드의 재무를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경우 회사 내부적인 영향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두 차례 변화가 있었다.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와 지배구조 재편이 맞물린 영향이 컸다.
이 과정에서 동원홈푸드에 2013년부터 8년 동안 몸담았던 조영부 CFO가 동원F&B로 이동했다. 그의 뒤를 이어 동원홈푸드의 재무를 담당했던 백관영 CFO는 약 1년 만에 동원산업으로 옮겼다.
현재 동원홈푸드는 재무는 부장급 인사인 조정균 실장이 책임지고 있다. 조 실장의 경우 직급은 부장이지만 그룹의 옛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 재무팀에서 14년 동안 실무를 담당했던 인사다. 지난해의 경우 동원산업 CFO로 활약하며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 등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관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조 실장의 향후 투자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생산 설비 등을 구축하기 위한 유동성 측면에서는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수익성 기반의 현금창출과 더불어 잉여현금흐름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금창출력을 따져보면 향후 시설투자 등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우선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EBITDA의 경우 2019년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동원홈푸드의 EBITDA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458억원 규모였다. 2021년에는 664억원을 기록했고 작년 말 기준으로는 693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현금의 순유입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는 잉여현금흐름 또한 2019년 말에 흑자로 전환된 가운데 그 규모 또한 증가한 상태다. 동원홈푸드의 잉여현금흐름은 2019년 말 기준으로 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62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듬해 157억원까지 증가했고 작년 말 기준으로는 23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