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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사업 최전선 기획자 '이복형·조응래 CFO'

첫 번째 투자처, 역할 커지는 '리튬솔루션' 형제계열사 CFO들

양도웅 기자  2023-09-15 09:44:34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첫째는 리튬과 양극재다." 지난 7월 열린 '제2회 포스코그룹 이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에서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CSO 겸 CFO)이 향후 3년간 투자에 더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꼽은 우선순위다. 첫 번째로 리튬과 양극재 사업을 키우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리튬은 양극재 구성 요소이고 양극재는 이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 소재다. 포스코그룹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곳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2021년 4월 설립)과 포스코리튬솔루션(2022년 12월 설립)이다. 아르헨티나 염호를 보유한 포스코아르헨티나도 리튬을 생산하지만 포스코리튬솔루션 등에 리튬을 공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양극재 사업을 하는 곳은 포스코퓨처엠이다.

국내 시가총액 11위인 포스코퓨처엠에 비해 리튬솔루션 계열사 두 곳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비상장사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룹 미래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확장과 함께 대내외 주목도도 올라갈 전망이다.


◇'투자부서·해외법인 근무' 두 CFO 공통점

그 확장을 기획하는 인물들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이복형 경영기획실장과 포스코리튬솔루션의 조응래 경영기획실장이다. 둘은 모두 CFO이자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모회사이자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정기섭 사장과 유병옥 부사장(친환경미래소재총괄)이 리튬 사업의 밑그림을 그린다면 이를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게 두 실장이다.

두 실장 모두 포스코홀딩스 투자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1963년생인 이 실장은 2010년대 초반에 전략기획총괄 산하 투자전략그룹에서 근무했다. 당시 기준으로 전략기획총괄은 CFO였다. CFO 산하 조직에 있었다.

1976년생으로 13살 연하인 조 실장은 지난해 포스코리튬솔루션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경영전략팀에서 투자담당 리더로 일했다. 작년 기준으로 경영전략팀장은 CFO였다. 조 실장도 이 실장과 마찬가지로 CFO 산하 조직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또한 두 실장은 해외법인에서 근무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실장은 포스코차이나 기획팀장으로 근무했다. 포스코차이나는 포스코홀딩스가 중국에 세운 여러 철강 생산·판매법인들을 관리하는 지주사다. 이 실장은 포스코홀딩스가 투자했던 캐나다 리튬 업체인 '베어링 리튬 코퍼레이션' 이사회 일원으로 회사 입장을 대변한 경험도 있다.

조 실장은 2010년대 초반 포스코홀딩스 말레이시아 법인 '포말'(POSCO-Malaysia SDN. BHD.)에서 관리부장으로 일했다. 2007년 말 야심차게 현지 전기아연도금강판 생산업체인 MEGS를 인수해 탄생한 포말은 조 실장이 몸담았을 당시 오랜 영업적자에서 막 벗어난 때였다. 재무구조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안정화하는 게 핵심 과제였다.


◇소진되는 출자금...중장기 과제는 '자금조달'

해외법인은 국내 본사의 전략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독립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임무를 띤다. 국내 본사로부터 대규모 출자금을 받은 만큼 상시로 국내 본사와 소통도 해야 한다. 두 실장은 이러한 업무를 직접 해봤을 뿐 아니라, 반대로 국내 본사 투자 부서에서 근무하며 출자를 해본 경험도 있다.

이 같은 경험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리튬솔루션 CFO로 근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두 계열사는 포스코홀딩스로부터 각각 3147억원, 2875억원을 출자받았다. 길게 봐도 최근 2년 사이에 이만큼의 출자가 이뤄졌다. 그룹 리튬 사업 최전선에 두 계열사가 있고, 두 계열사에서 사업과 재무 기획을 하는 인물이 두 CFO다.

두 CFO는 모회사로부터 받은 출자금을 계획한 설비투자 일정에 맞춰 소진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2024년까지 총 9188억원 규모 설비투자 계획의 58%가 진행됐다. 포스코리튬솔루션은 2025년까지 총 5751억원 규모 시설투자 계획의 9%가 이뤄졌다.

모회사로부터 받은 출자금과 남은 설비투자액을 비교하면 자금 조달이 필요한 곳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다. 모회사와 필바라미네랄(2대 주주)로부터 추가 유증을 받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자금 조달을 계속해서 주주들에게 기대기 어렵다는 점에서 은행 대출과 사채 발행 등으로 조달 방식을 다변화할 필요성도 있다. 이 CFO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자금 조달처 다각화는 중장기적으로 포스코리튬솔루션의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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