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자산운용의 아시아 신흥국 투자 펀드가 올 하반기에도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기술주 반등 영향으로 대만 등 반도체 주가가 상승, 피델리티 아시아 펀드 성과를 이끌면서 펀드에도 연금 적립금이 꾸준히 유입됐는데, 중국과 호주 등 타 국가 증시 회복세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델리티연금아시아증권 전환형 자투자신탁(온라인 연금 클래스 기준)의 최근 1년 수익률은 4.7%였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MSCI AC 지수 수익률은 마이너스 0.86%에 불과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1.19%로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126.63%이었다.
이는 동일 유형의 펀드 수익률을 앞서는 수치다. 에셋플러스슈퍼아시아리치투게더의 경우 최근 1년 0.38% 수익률을 냈고, 슈로더다이나믹아시아증권은 마이너스 3.9%에 불과했다. 해당 펀드는 신한투자증권에서 최근 3개월 사이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 중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기준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456억원이다.
모자형으로 설정된 이 펀드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을 포함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 주식에 집중 투자한다. 국내와 일본은 제외한다. 현재 이 펀드 내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대만의 TSMC로 비중은 8.4% 수준이었다. 대형주 위주로 평균 30개 안팎 종목을 엄선해 특정 운용 스타일 편중 없이 꾸준한 장기 수익률을 추구한다.
최근 수개월간 미국의 부채한도 관련 협상 교착 및 중국의 저조한 성장세가 아시아 증시 상승세를 끌어내렸다. 홍콩 증시는 아시아 전체 시장과 비교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고 호주 증시 역시 이렇다 할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다만 기술주 비중이 높은 대만 증시가 비교적 상승세를 유지했고 인도에도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일부 아시아 선진국에서 자금이 유출됐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중국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일부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경제 활동 반등의 조짐이 조금씩 관찰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이 펀드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항공 및 도로 통행량이 증가, 원유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관련 기업 주가가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석탄 가격이 올 들어 하락했지만,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수요가 증가하며 관련 수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인도 및 베트남 등 신흥국 관련 펀드 수익률이 연초 이후 고공행진하자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초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도 중소형 펀드를 비롯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베트남 펀드 수익률이 솟구쳤고, 이에 따라 연금 적립금이 관련 상품들에 집중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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