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의 하반기 국내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이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간의 치열한 각축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펀딩을 진행 중인 대형 하우스들이 모두 도전장을 낼 예정이라 상반기 국민연금공단 출자사업보다 실질 경쟁 강도가 높다는 평가다.
1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 산하 우체국금융은 이달 20일까지 국내 블라인드 PEF 출자사업의 제안서를 접수한다. 이달 말부터 평가를 시작해 11월에는 2~3개의 최종 위탁운용사를 선정, 총 4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이번 출자사업은 펀드 최소 결성규모를 5000억원으로 정했다. 이에 대형 하우스 외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출자사업으로 구분된다.
우정사업본부는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블라인드 PEF 출자사업을 그동안 대형 하우스 위주로 진행해왔다. 작년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최종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올해 출자사업에는 펀딩 중인 대형 하우스들이 사실상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앤컴퍼니,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 IMM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VIG파트너스, 어펄마캐피탈 등이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상반기 국민연금 출자사업과 경쟁구도가 비슷하지만 IMM인베스트먼트의 가세로 실질 경쟁 강도는 이를 웃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두가 국내를 대표하는 하우스들인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대형 하우스들이 우정사업본부 출자사업에 대거 몰린 이유는 하우스별로 출자 받을 수 있는 규모가 국민연금 출자사업과 비교될 만큼 크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우정사업본부 출자사업을 확보하는 하우스는 개별로 1300억~2000억원을 출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출자사업에 처음 뛰어든 한앤컴퍼니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운용자산(AUM) 규모 1위인 한앤컴퍼니는 상반기 국민연금 출자사업을 확보하면서 이름값을 입증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IMM PE의 경쟁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한지붕에서 시작한 IMM인베스트먼트와 IMM PE는 그동안 블라인드펀드 펀딩 일정을 조정하면서 주요 출자사업에서 경쟁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IMM인베스트먼트가 2조원을 목표로 조성 중인 ‘페트라9호’와 IMM PE가 2조6000억원 규모로 계획한 ‘로즈골드5호’의 펀딩 시기가 겹쳤다.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펀딩 기간도 길어지자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두 하우스는 올 상반기 건설근로자공제회 출자사업에서도 한 차례 경쟁을 펼쳤다. 당시에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최종 위탁운용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