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코스모화학은 총자산이 2조원 미만이라 설치 의무는 없으나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ESG 위원회도 설치를 고려 중이다. 2차전지 소재 등을 제조하는 업체인 만큼 엔드유저인 전기차 회사들이 ESG를 중요시 여기면서 이를 따라갔다.
작년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열풍을 타고 주주지표가 순항했지만 총자산순이익률(ROA)이나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등 수익지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황산코발트와 이산화티타늄의 국제가격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게 원인이다.
◇사외이사 3명 두고 감사위 설치, 지원조직과 교육도 제공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코스모화학은 255점 만점에 116점을 받았다.
'구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이 각각 1.6점, 1.7점으로 낮았다. 사외이사를 3명 두고 있지만 후보 추천경로가 불투명하고 후보 풀 관리도 되지 않았다. 사외이사에 대한 별도의 교육이 없고 지원조직도 미비한 게 점수에 안 좋게 영향을 끼쳤다.
또 이사회 활동 평가와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재선임에 반영하는 등의 제도를 갖추지 않고 있다. 별도기준 자산 2조원 미만임에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의무 이상을 하고 있음에도 아쉬운 점수가 나온 이유다.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음에도 이사회 내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정도경영팀 등이 지원조직으로 붙였으며 삼정KPMG 아카데미를 통해 내부회계관리제도 등의 교육도 실시한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다만 감사지원 조직 인력에 대한 감사위원회의 임면 동의 권한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진 않기 때문에 독립성은 확보되지 않은 점을 향후 숙제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 중 ESG 위원회 설립을 검토 중에 있다.
◇매출 급증했지만 수익성 마이너스, TSR도 하향
항목별로 보면 가장 점수가 높은 부분은 '경영성과'다. 평점 5점 만점에 3.2점이 나왔다. 특히 주주지표와 성과지표가 양극으로 나뉘었다. 지난해 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08배로 KRX 300(금융사, 상·하위 10% 제외) 평균인 2.38배를 크게 웃돌았다. 주가수익률은 86.09%, 총주주수익률(TSR)은 86.1%로 상당히 우수했다.
매출성장률도 11.25%로 높았으나 영업이익성장률 마이너스(-)92.75%로 급감했다. 이 때문에 ROA, ROE 등의 지표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증가에 따른 2차전지 시장 확대로 양극재 매출이 대폭 늘었지만 황산코발트와 이산화티타늄 등의 원재료 값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해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코스모화학의 우수한 주주지표도 배당보다 주가상승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배당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주가수익률로만 80% 넘는 TSR을 떠받쳤다. 2차전지 상승장의 수혜를 받았으나 올해부터 주가가 작년보다 침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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