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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투자 전략 바꾼 코스모화학, 수익성 확보 '관건'

1분기 CAPEX 91% 줄여…부채비율 줄여 재무건전성 '강화'

박완준 기자  2024-06-18 15:48:12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에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이 각기 다른 생존법을 택하고 있다. 투자를 줄이며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거나,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과감한 전략을 꾀하는 곳들이 있다.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수익성 악화에도 투자를 늘려 신사업에 자신감을 보였다.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의 자산 취득에 사용하는 자본적지출(CAPEX)을 늘리는 방안을 택한 모습이다. 다만 올해는 투자 전략을 보수적으로 수정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꾀할 전망이다.

◇꾸준히 늘린 CAPEX…올해는 '수익성 확보' 관건

코스모화학은 올 1분기 매출 1597억원,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주력 제품인 이산화티타늄, 황산코발트 수출이 예년보다 줄었고, 소재가격 하락 등의 악재가 겹쳐 수익성 저하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모화학은 실적 부진에 투자 기조를 보수적으로 전환했다. 앞서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2.1% 감소했음에도, CAPEX로 817억원을 사용했다. 2021년 29억원, 2022년 221억원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다만 올 1분기 CAPEX는 전년(173억원) 동기 대비 91% 줄인 16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코스모화학은 백색안료인 이산화티타늄과 이차전지 양극재 주요 원료인 황산코발트를 국내 유일 생산 중이다. 다만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이산화티타늄이 중국산 수출 물량 증가에 수익 변동성이 커져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신사업으로 이차전지를 낙점한 바 있다.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폐배터리 리사이클 추가 증설을 발표하고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이차전지 소재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생산설비 증설에 투자를 늘렸다. 폐배터리 리사이클 공사비용과 원료 확보 등에 자금을 지속 투자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코스모화학은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져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의 양산 시점을 미뤘다. 지난해 10월 시운전을 완료하고 올 3월 양산을 계획한 울산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의 가동 시점을 내년 3월로 연기했다. 투자 이후 수익성 확보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셈이다.

코스모화학은 올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차전지 소재 업황이 단기간 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 않는 만큼, 신사업보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 향상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 시황 회복 전까지 투자를 줄이고, 독점 생산하는 이산화티타늄의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재무건전성 강화에 '초점'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총력했다. 자본을 늘려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총계가 늘어날 시 부채비율 상승을 억제해 추가차입 여력 확보에 긍정적이다.
코스모화학은 올 1분기 부채총계가 2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435억원)보다 128억원 늘어났다. 2022년(2002억원) 대비로도 25%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하지만 1분기 부채비율은 104.3%로, 오히려 2022년(113.7%)보다 낮아졌다.

코스모화학의 부채비율 하락 원인은 분모인 자본에 있다. 코스모화학의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022년 말 1760억원에서 올 1분기 2458억원으로 늘어났다.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자금이 투입된 영향이다. 부채 증가분보다 자본 증가분이 더 컸던 점이 부채비율 감소의 원인이 됐다.

다만 차입금의존도는 30%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차전지 등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장·단기차입금을 모두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코스모화학의 장기차입금은 2022년 138억원에서 올 1분기 488억원으로 늘어났다. 단기차입금도 같은 기간 116억원 늘어났다.

현금흐름도 둔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운전자본변동분을 반영한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23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올 1분기도 -28억원으로 집계됐다.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979억원을 기록해 2022년(-253억원)보다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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