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플랫폼 운영사이자 유니콘인 '리디(RIDI)'의 최기석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내이사에 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CFO로 승진한 지 약 한 달 만에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한 자리를 꿰찼다. 그는 CFO이자 사내이사로서 상장 준비에 몰두할 전망이다. 리디는 4년 전 중단했던 상장 준비에 다시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리디 법인등기에 따르면 최 CFO는 지난 3월31일 사내이사에 취임했다. 같은 날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과 윤도진 싱가포르투자청(GIC) 임원은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싱가포르투자청은 지난해 리디가 발행한 12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인수한 투자사들이다. 특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리디의 초기 투자자로 오랫동안 리디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최 CFO는 사내이사 취임 한 달 전인 지난 2월 재무전략실장에서 CFO로 승진했다. 재무전략실은 투자자 소통(IR)과 재무회계, 예산 기획과 분석 등의 업무를 책임지는 곳이다. 그는 2020년 B2B 패션 거래 플랫폼인 딜리셔스에서 리디로 자리를 옮겨 2년 넘게 재무전략실장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전환우선주 발행 성공은 그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CFO로서 그가 밝힌 최우선 임무는 상장 준비다. 2019년 한국투자증권으로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던 리디는 2020년에는 상장 절차를 밟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상장 준비를 미루고 전자책에서 웹툰과 웹소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2021년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에 선정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2년 만에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며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더불어 지난해 기존 전환우선주와 상환전환우선주가 주식(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자본이 늘어나 자본잠식 문제도 해소했다.
사업 확장과 유동성 확보, 재무구조 안정화 등 상장 준비에 착수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자 리디는 최기석 재무전략실장을 CFO로 승진시키고 사내이사로도 선출한 것이다. 리디는 사내이사 두 자리 가운데 한 자리를 CFO에 앉혔을 정도로 상장 임무를 띤 CFO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다른 사내이사 한 명은 창업자인 배기식 CEO다.
1984년생인 최 CFO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2010년 졸업했다. 졸업 전 공인회계사(CPA)를 취득했다. 졸업 후 2014년까지 삼정KPMG에서 인수합병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GS그룹 지주사인 ㈜GS에서 연결회계 작성과 자회사 관리 등을 했다. 이후 약 1년간 딜리셔스에서 재무총괄로 근무했다. 만 39세로 젊은 CFO에 속하지만 CFO에게 필요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최 CFO의 뒤를 이어 재무전략실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김종학 실장이다. 경희대를 졸업한 김 실장은 최 CFO와 동일하게 삼정KPMG에서 근무했다. 2021년 리디 회계팀장으로 영입돼 최 CFO와 2년 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