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리디가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재무전략실 '인력' 물색에 나섰다. 인재 영입이 이루어질 곳은 회계팀으로, 리디의 중장기적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에 대비한 회계 업무 적임자를 찾고 있다.
리디는 2020년 IPO 준비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준비가 어느 단계까지 이루어졌는지는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2023년 이후로 IPO를 약속했다고 알려진다. 이번 채용 작업도 IPO 준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구를 찾나?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디는 현재 경력 10~18년 이상의 유관 업무 경험이 있는 회계팀장을 모집하고 있다. 담당 직무는 △월, 분기, 연별 각 사업 부문 재무 결산 업무 총괄 △월별 각 사업 부문 재무 실적 분석 △별도 및 연결 재무제표 작성 및 보고 △재무회계 이슈 컨트롤 및 외부감사 대응 등이다.
회계팀은 최기석 CFO가 이끄는 재무전략실 산하에 자리 잡고 있는 부서다. 회계팀은 '운영 파트'와 '관리 파트'로 나뉘는데, 리디가 회계팀장 채용에 성공할 경우 해당 인력이 두 파트를 총괄할 전망이다.
◇왜 찾나? 그렇다면 리디는 왜 회계팀장 인력 물색에 나섰을까? 단순한 이유는 전임 회계팀장의 퇴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 회계팀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어도 무방하다면 굳이 새로운 인력을 물색할 필요가 없는 탓이다.
실질적 이유에 대한 힌트는 리디가 내놓은 회계팀장 공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리디가 "(회계팀장은) 재무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회계팀을 이끈다"며 "사업 확장과 IPO에 대비해 회계 업무를 선도하고 함께 성장할 사람을 찾는다"고 IPO를 직접 언급한 것이다.
리디는 올 2월 최기석 재무관리실장을 CFO로 승진 발탁했는데, 이때 최 CFO가 밝힌 업무 역시 재무 총괄과 IPO 준비라고 전해진다. 리디가 최 CFO를 승진 발탁으로 IPO 추진 작업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현재 리디의 재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사업 구조조정과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3년 만에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향후 기업가치를 깎아 먹을 수 있는 요인을 일부 제거한 것이다. 2022년 말 리디의 자본총계는 908억원으로 작년 말 마이너스(-) 1146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리디가 목표로 하는 상장 시기는 2023년 이후다. 지난해 상반기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년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상장 도전 시기는 2023년 이후로 언급했다.
다만 코스피와 코스닥 어느 곳에 상장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상장 준비 작업이 회자된 당시인 2019년에는 코스닥 상장이 언급됐으나, 이후 미국 나스닥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고 알려진다. 이번 채용 우대 조건에도 미국 회계사 자격증인 AICPA가 있다.
리디는 국내외 전자책, 웹툰, 웹소설 등의 온라인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2008년 설립됐으며 2009년 전자책 서비스 '리디북스'를 시작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에는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Manta)'를 런칭해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