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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

리디, 꼬리표 '완전 자본잠식' 3년만에 뗐다

①자회사 매각과 전환우선주 발행으로 대규모 자금 확보...자본 2018년 이후 첫 '플러스'

양도웅 기자  2023-04-11 14:37:19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전자책을 판매하는 리디의 2022년은 사업 구조조정과 자금 조달 등으로 숨가쁜 한 해였다. 다행스러운 점은 1년간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3년간 붙어다닌 '완전 자본잠식'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냈다는 점이다. 향후 상장을 예고한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을 수 있는 조건 하나를 털어낸 셈이다.

지난해 리디는 3년 넘게 함께 한 스타트업 전문 매체 '아웃스탠딩'의 지분 100%를 이브로드캐스팅(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운영사)에 매각했다. 또한 2019년 인수한 애니메이션 구독 플랫폼 '라프텔'의 지분 87.5%를 애티플러스(TV채널 운영사)에 매각했다. 이러한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643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을 유통하는 '투디씨'는 청산했다. 반대로 미국에 '만타(Manta) USA'를 설립했다. 만타는 2020년 11월 론칭한 웹툰 구독 서비스다. 론칭 당시부터 미국 시장을 노렸고 이듬해 3월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만화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장 반응을 확인한 만큼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 상환전환우선주와 전환우선주 투자자들이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1508억원의 자본이 유입됐다. 새롭게 12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운영자금도 확보했다. 이러한 사업 구조조정과 자금 조달 등으로 리디는 3년간 지속된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2019년 말 리디는 누적된 당기순손실로 결손금이 1081억원에 달하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완전 자본잠식이란 회사가 사업을 하며 잃은 돈이 주주들이 출자한 돈보다 크다는 의미다.

자본총계는 크게 주주들이 출자한 돈인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그리고 회사가 사업으로 벌거나 잃은 돈인 이익잉여금이나 결손금으로 나뉜다. 결손금이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의 합보다 큰 게 완전 자본잠식이다. 상장회사라면 주식 거래가 정지될 정도의 위기다.

다행히 상환전환우선주와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돼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본총계는 2021년 말 마이너스(-) 1147억원에서 2022년 말 플러스(+)908억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5년래 최대 규모의 자본총계다.

(기준=백만원, 당해연도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가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계산된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94%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200%를 재무 안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과거 2018년 말 부채비율은 이보다 20배 가까이 큰 3975%였다.

지난해 말 유동비율은 113%로 전년 대비 83%포인트(p) 향상됐다. 유동비율이 113%라는 건 1년간 갚을 부채보다 1년간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1.13배 더 많다는 의미다. 적어도 1년간은 채무 상환 부담으로부터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리디의 중장기 목표는 상장(IPO)이다. 코스닥과 나스닥 등을 두루 검토했으나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로 목표 시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진다.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고 단기 채무 상환 부담도 일정 부분 덜어낼 만큼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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