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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지주 요건 해결사, 박인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전무

스틱인베스트먼트 펀드 보유 계열사 지분 출자전환 거래 마무리 임무

김형락 기자  2023-05-25 16:03:17
롯데그룹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롯데케미칼 자회사로 품든 뒤 차례로 인수 후 통합(PMI)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가 보유 중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계열사 주식을 정리해야 하는 지배구조 이슈도 남아있다.

유예 기간 내에 분산된 지분을 정리하지 못하면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에 걸리게 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박인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경영기획본부장(전무)은 최적의 거래 구조를 설계해 해결사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M&A 직후 박인구 전무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재무 사령탑으로 파견했다. 박 전무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와 함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박 전무는 롯데케미칼에서 전지소재사업을 관장하다 전지박(Elecfoil)을 제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이동했다. 지난해부터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단에서 전지소재부문장으로 활동했다. 롯데키미칼에서 CTO 이노베이션센터장(2020년)과 기초소재 CTO 이노베이션센터장(2020년~지난해) 등을 역임한 기술 인재다.

그룹 컨트롤 타워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2008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정책본부 비전전략실 담당 임원을 맡았다. 2017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는 롯데지주 경영전략3팀장으로 일했다.


박 전무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서 주요 자회사 임원도 겸직한다. 지난 3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핵심 자회사인 롯데이엠글로벌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롯데이엠글로벌은 해외 전지박 생산법인(말레이시아, 유럽 등)을 관리하는 곳이다. 지난 1분기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1조8100억원 규모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이엠글로벌 지분을 86.21%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 13.79%는 FI인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윈'이 들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사모투자펀드(PEF)다.

박 전무는 PEF가 보유 중인 롯데이엠글로벌 주식을 롯데에너지머티리얼로 이관하는 거래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롯데지주 손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지주회사 행위 제한 의무에 저촉되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증손회사를 두려면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년의 유예 기간 안에 기존 100% 미만인 롯데이엠글로벌(증손회사) 지분을 늘리거나, 잔여 지분을 매각해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M&A 계약 단계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롯데이엠글로벌 지분증권 출자전환을 협의해 뒀다. PEF는 롯데이엠글로벌 주식(지분증권)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손자회사)에 출자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 거래 조건과 일정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경영기획본부장이자 롯데이엠글로벌 대표이사인 박 전무가 매듭지어야 할 과업이다.

PEF는 롯데이엠글로벌 보통주 외에도 여러 건의 투자를 집행했다.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발행한 2500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CB)와 500억원 규모 분리형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보유 중이다. BW 신주인수권은 롯데케미칼이 M&A 과정에서 취득했다. 남은 건 CB 주식 전환 여부다. PEF는 언제든 전환권을 행사해 롯데이엠글로벌 주식 2532만4149주(전환가격 1주당 9872원)를 확보할 수 있다. 권리 행사 뒤에는 PEF가 보유한 롯데이엠글로벌 지분은 40%까지 늘어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PEF를 대상으로 현물출자 방식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면 최대한 신주 발행가격을 높여야 대주주 지분 희석 효과가 줄어든다. 비상장사인 롯데이엠글로벌 가치는 고정적이라 신주 발행 규모를 좌우하는 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 추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가 저평가받지 않도록 신경 써야 FI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PEF는 롯데이엠글로벌 자회사인 룩셈부르크 법인(IME TECHNOLOGY S.a.r.l.) 지분도 35%(6080억원 출자) 보유하고 있다. 룩셈부르크 법인은 롯데지주의 고손회사지만, 당장 지분 관계를 해소해야 할 계열사는 아니다. 공정거래법은 증손회사가 국내 계열회사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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