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역사가 짧은 성장 기업이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3월 글로벌 동박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한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기술과 고객사 확보 등 초기 진입을 생략하고, 이차전지 소재 시장의 개화 속도에 발맞춘 외형 성장을 목표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상법상의 의무가 비교적 가벼운 자산총계 2조원 미만 상장에 속해 사외이사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맡고 있으며, 사외이사 비율도 50%에 불과해 독립성이 낮다. 다만 자체적으로 ESG위원회를 설치해 지속가능경영은 강화한 모습이다.
◇효율성 방점 찍은 이사회…독립성 확보는 '숙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사회 구성 및 운영방식이 국내 상위기업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사회 평가 결과, 이사회와 경영 성과 등 모든 성과지표가 저조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의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주력하는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성과가 기대만큼 나오고 있지 않아서다.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55점 만점에 99점을 받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구성'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19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1점을 얻었다. 이사회 총원은 4명으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독립성 확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다만 사외이사 1명을 여성으로 선임해 다양성 확보에는 힘쓴 모습이다.
이사회는 활발하게 개최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3건의 이사회가 열렸으며, 두 명의 사외이사 출석률은 각각 100%, 75%로 집계됐다. 다만 이사회 안건과 관련해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자료를 1일 전 제공해 검토 기간이 짧은 부분은 단점으로 꼽혔다. 이에 '참여도' 항목의 점수는 40점 만점의 19점, 평점은 5점 만점의 2.4점을 획득했다.
'견제기능' 항목은 45점 만점에 12점, 평점은 5점 만점에 1.2점을 획득해 가장 낮았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모두 설치되지 않았다. 상근감사 1인을 확보하고 있지만,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전문적인 감사업무에 필요한 식견이 부족하다.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재무구조 평가는 만점…이사회 정보접근성 '부족' '정보접근성' 항목에선 30점 만점에 13점이 나왔다. 평점으로는 5점 만점에 2.2점이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공시하고 있는 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불투명하며, 이사회 안건도 단편적인 내용만 공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26.7%로 낮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13점, 평점은 5점 만점에 1.9점이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가 이뤄지지 않기에 이를 공개하지도 않으며 평가결과를 개선이 반영하지 않는다. 다만 사회적 물의 및 사법 이슈에 연루된 임원이 이사회에 들어가 있지는 않다.
'경영성과' 항목은 55점 만점에 23점, 평점 5점 만점에 2.1점을 획득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캐즘에 주가가 최근 떨어져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이 낮은 점수를 획득했다. 다만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 부분에서 만점을 받아 재무 구조에서도 안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이사회 평가에서 점수가 낮게 형성된 이유는 아직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미만의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법규상 이사회의 구체적인 내용과 평가를 공시할 의무가 없으며, 별도의 소위원회나 별도조직 구축 의무도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