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지난해 3월 롯데그룹에 편입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는 기업설명회(IR)를 지속해서 고도화했다. 과거 기관 대상의 IR에서 한발 나아가 그해 2분기부터 일반 투자자 및 주주에게 공개된 방식의 컨퍼런스콜을 도입했고 그 녹음본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방식뿐 아니라 참석자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 박인구 영업구매본부장(전무·당시 롯데EM CFO)가 경영 현황과 전망 등을 설명하며 질의응답을 소화했다면 올해부턴 대표이사(CEO)인 김연섭 부사장이 직접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 올초 롯데EM으로 옮겨온 롯데그룹 출신 신임 임원들이 대거 배석해 부문별 경영 현황을 설명하는 점도 눈여겨 볼 변화다.
7일 열린 롯데EM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는 김연섭 부사장을 비롯해 정길수 부사장(영업담당), 박인구 전무, 류종호 상무(전략연구부문장), 성대현 상무(영업1부문장), 정성윤 상무(재무회계부문장), 김훈 상무(기획부문장), 조계연 상무(신규사업부문장) 등의 임원이 대거 참석했다. 이중 정 부사장과 류 부문장, 성 부문장은 일진머티리얼즈 때부터 회사를 지키고 있는 임원이다.
롯데EM으로 재출범한 초창기에는 박 전무와 이들 일진머티리얼즈 출신 임원이 IR에 배석했다. 올해 롯데그룹 출신 신임 임원이 대거 롯데EM에 합류해 역할을 분담하면서 참석자 규모가 확대된 셈이다. 특히 김훈 기획부문장의 경우 실적과 증설 현황, 운영 계획 등의 질의에 답변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반기 실적 전망을 묻는 질의에 김 부문장은 "3분기 판매는 일시적으로 슬로우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핵심·전략 고객의 프로모션으로 4분기부터 회복해 연간으로는 올해 2월 가이던스 공시대로 더블디짓(두자릿수대) 매출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롯데EM은 연간 매출 목표로 두자릿수대 성장률을 제시했는데 전방산업(이차전지·전기차)의 업황 둔화에도 해당 목표치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이미 올 상반기(누적 매출 5044억원)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4%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외형 확대에는 성공했다.
김 부문장과 함께 롯데EM에 합류한 정 부문장 역시 CFO로 자본적지출(CAPEX) 계획과 조달 계획 등을 설명했다. 롯데지주 재무팀 출신의 정 부문장은 작년 말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며 롯데EM로 소속을 옮겼고, 박 전무에 이어 CFO직을 수행하고 있다.
롯데EM의 스페인 투자를 비롯해 글로벌 운영 계획에 대한 답변은 조 부문장의 몫이었다. 롯데EM은 전날 공시를 통해 스페인에 짓고 있는 유럽공장 증설 계획을 2025년에서 2027년으로 2년 연기한다고 밝혔다.
조 부문장은 이에 대해 "스페인 공장은 하이엔드 동박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원가 측면보다 하이엔드 제품 비중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문장의 경우 이날 IR 참석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롯데EM 임원직을 단 인물이다. 지난해 3월 롯데EM 출범 당시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단 사업개발담당 임원으로 롯데EM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수행하던 조 부문장은 올해 4월 아예 소속을 롯데EM으로 옮겨 신규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