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쇼크로 주가가 폭락한 종목들이 5거래일 만에 하한세를 대부분 벗어났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하따(하한가 따라잡기)'가 시작된 덕분이라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반대매매가 추가로 일어날 경우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빌린 일부 대주주들 입장에선 난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주식가치가 계속 하락하면 주식담보대출(주담대)에서 요구하는 담보유지비율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담대의 경우 담보유지비율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관련 종목 중 현재 주식이 담보로 제공된 기업은 하림지주와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등이 있다. 우선 다우데이타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총 365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김 대표는 직접 소유한 다우데이타 주식 133만주(3.47%)를 맡기고 105억원, '이머니'가 가진 주식 577만주(14.96%)를 담보로 260억원을 빌렸다. 이머니는 김동준 대표 등 오너일가가 지분 45%가량을 가지고 있다. 자사주를 합치면 김 대표 측의 지분율이 약 73%에 이르는 가족회사다.
이중 이머니가 맺은 주담대는 담보유지비율이 110%로 계약됐다. 통상적으로 금융사는 주식의 가격변동성을 감안해 일정수준의 담보유지비율을 요구한다. 담보유지비율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돈을 갚거나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반대매매로 담보주식이 시장에서 매도된다.
가령 100억원을 빌렸을 때 담보유지비율이 110%라면 담보물(주식)의 총평가액이 적어도 110억원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머니의 경우 260억원을 대출했기 때문에 담보물 가치가 286억원 이상이면 된다. 4월 28일 종가를 대입해보면 평가액이 1000억원가량이니 기준을 채우고도 남는다.
문제는 김동준 대표가 직접 체결한 주담대다. 담보유지비율이 247.28%로 높다. 대출한 금액은 106억원이지만 담보물 가치는 최소 262억원 정도를 유지해야한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폭락하면서 현재 평가액은 약 231억원으로 기준을 하회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1142만주(18.94%)를 담보로 164억원을 대출했다. 담보유지비율이 140%이니 평가액의 마지노선은 230억원 선이다. 주당 2000원 언저리만 지키면 되는데 4월 28일 종가는 3335원으로 기준을 충분히 채운다.
마지막으로 하림지주 역시 김홍국 회장, 아들 김준영씨가 주담대를 맺어둔 상태다. 먼저 김 회장은 하림지주 주식 207만4599주(1.85%)를 담보로 주고 80억원을 빌렸다. 김준영씨의 경우 개인회사 올품(옛 한국썸벧판매)을 통해 주담대를 이용 중이다.
올품은 준영씨가 지분을 100% 가진 회사로, 하림지주 지분 5.7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 전부(499만5509주)가 주담대를 위한 담보로 제공됐으며, 이를 대가로 올품이 차입한 금액은 910억원이다. 그러나 4월 28일 종가(9370원)를 기준으로 셈한 담보물 가치는 468억원에 그친다. 주식담보비율을 100%로 쳐줘도 기준에 미달한다.
다행인 점은 올품이 담보유지비율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는 부분이다. 담보물의 주가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계약을 갱신할 때 이자율 설정 등에 부담이 갈 수 있다. 올품이 맺은 주담대 만기는 올해 8월에서 내년 3월에 걸쳐 있으며 이자율은 5.10~7.3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