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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

사람인, 외국인 보유율 25% 육박해도 주가 '아직'

채용심리 따라 등락 반복, 해외 연기금 투자 '든든'

이종현 기자  2024-07-10 14:08:2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채용 기술 기업 사람인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연초 22.26%였던 외국인 보유율은 최근 25.22%까지 상승했습니다. 개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외국인이 모두 흡수한 모습인데, 주가는 큰 변동성 없이 횡보하고 있습니다.

사람인의 주가는 2021년 상승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습니다. 2021년 8월 5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해 11월 1만6000원까지 하락한 이후 소폭 반등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대를 횡보 중입니다.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입니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흐름을 전환하자 주가 하락도 멈췄습니다. 바닥을 다지고 모처럼 반등할 듯한 기대를 자아냈습니다.

다만 저조한 거래량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사람인의 지난 5거래일 평균 거래량은 7061주에 불과합니다. 1만주 이상 거래되는 날이 드물 정도인데요. 올해 들어 하루 10만주 이상 거래된 것은 1월 3일, 하루뿐입니다.

다우기술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47.51%를 배제한다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은 50% 남짓입니다. 이 중 절반 가까이를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사람인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Industry & Event

사람인은 인터넷을 통한 구인구직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입니다. 2005년 설립해 국내 대표 채용 플랫폼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도록 성장했습니다. 코스닥에 상장한 것은 2012년인데요. 2021년 원티드랩이 상장하기 전까지 국내 유일한 채용 플랫폼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했습니다.

지금은 오랜 업력을 가진 '전통 채용 기업'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사람인은 동종업계에서 후발주자에 속합니다. 주요 경쟁사의 경우 90년대에 사업을 개시했지만 사람인은 이보다 늦은 2005년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키움증권 마케팅 부장이던 이정근 창업자를 김익래 전 회장이 대표로 발탁한 사례는 업계에서도 유명합니다.

설립 당시만 하더라도 사람인은 잡코리아, 인크루트에 비해 밀리는 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그 간극을 좁혀나갔고 2010년대에 들어서 결국 매출액 기준 업계 1위 자리를 꿰찼습니다. 지금도 잡코리아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는 중입니다.

구인·구직을 돕는 웹사이트로 익숙하지만 사람인은 스스로를 정보기술(IT) 기업이라고 소개합니다. 내부 연구개발(R&D) 조직인 'IT연구소'와 '인공지능(AI) 랩'을 통해 신기술 개발·적용에 힘 쏟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평균 R&D 투자 비용은 연 평균 109억원 상당으로, 연결 기준 매출액의 7~8% 수준입니다.

사람인이 올해 출시한 ATS 솔루션 '리버스'

대표 플랫폼인 사람인 외에 여러 플랫폼과 솔루션을 내놓고 있습니다. 개발자 채용 플랫폼 '점핏'은 극심한 개발자 구인난에 시달리던 2021년 론칭 이후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원자 관리 시스템(ATS) '리버스'도 출시했는데요. 플랫폼 기업을 넘어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고금리 등 대외 여건 악화로 기업의 채용 심리가 위축된 탓입니다. 사람인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315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대비 각각 11.6%, 37.7% 역성장한 수치입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310억원, 영업이익 52억원으로 0.7%, 5.1% 감소했습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는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인을 다룬 증권사 리포트는 2023년 4월 KB증권이 마지막입니다. '쉬는 분이 많아 실적도 쉬었다 갑니다'라는 제목으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를 4만2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사람인 재무 파트의 키맨은 윤국섭 최고재무책임자(CFO)입니다. 1975년생인 윤 CFO는 서울대학교를 졸업, 에모리 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1999년부터 특허청에 근무했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외교부 주중 중국대사관에서 특허관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윤 CFO가 사람인에 합류한 것은 2020년입니다.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업무를 시작했는데 2022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경영지원실장으로 직함이 바뀌었습니다. CFO 직함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발표된 사업보고서부터입니다. 같은 시기 재경팀장이던 김기남 이사의 직함이 경영지원실장으로 변경됐습니다.


더벨은 이날 윤 CFO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닿지 못했습니다. 다만 최근 실적과 주가 흐름 등에 대한 질의에는 IR 담당자가 대신 답했습니다. 사람인 측은 외국인 보유율이 특히 높은 데 대해 "해외 연기금 등 안정적인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금융기관들의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최근 실적 둔화의 원인으로는 경기 침체에 따른 전체 채용 시장 둔화를 꼽았습니다. IR 담당자는 "채용 사업은 경기 민감성이 있는 업종"이라며 "사람인은 국내 최대 규모 플랫폼으로 개인·기업회원 모두 규모의 경제를 이뤄 일정 수준의 채용 수준은 유지하는 하방경직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최근 주가 흐름과 관련 "올해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됨에 따라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채용 시장의 완만한 회복을 기대한다"며 "시장이 좋아지면 채용도 늘고 주가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시장 상황의 변화에만 기대지 않고 채용 시장에서 다양한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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