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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전략 바꾼 이경준 하이브 CFO

①SM엔터테인먼트 인수대금 단기 차입으로 마련, 투자금 회수로 임무 변경

김형락 기자  2023-03-27 17:11:18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경준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수·합병(M&A) 최후방 조력자다. 올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 참여할 때는 단기 차입을 일으켜 조 단위 자금을 만들었다. 의사결정 속도에 맞춰 조달 전략도 빠르게 집행했다. 과거 빅딜 때는 장기 차입 위주로 인수대금을 조성해 상환 부담을 분산시켰다.

하이브는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준비하면서 단기차입금을 4400억원 늘렸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하이브 단기차입금 잔액은 제로(0)였다. 연결 기준 차입금은 모두 장기차입금 5969억원(유동성 대체 2317억원 포함)이었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66.3%였다.


하이브가 카카오에게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양보하면서 이 CFO 어깨가 가벼워졌다. 인수대금 확보에서 투자금 회수로 임무도 바뀌었다. 하이브는 지난 24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민먼트가 진행하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손에 넣지 못했지만 인수가격(4509억원, 1주당 12만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처분한다. 하이브는 보유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전량(375만7237주)을 공개매수에 응모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1주당 15만원이다. 예상 처분금액은 5636억원이다. 공개매수 최종 경쟁률에 따라 처분 주식과 금액이 줄어들 수도 있다.

이 CFO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자금 형성을 책임졌다. 지난달 9일 하이브가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인수대금으로 최소 1조1428억원을 확보해둬야 했다.

하이브가 보유한 유동성만으로 인수자금을 치르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말 하이브의 별도 기준 유동성은 9362억원이었다. 현금·현금성 자산은 747억원이고, 만기 1년 이내 금융기관 예·적금에 8615억원을 넣어두고 있었다. 이 중에서 420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안배해둔 유상증자 조달 자금이었다.


하이브가 체결해 둔 별도 기준 금융기관 차입 약정 중 미사용 금액은 1200억원(산업은행 운영자금 한도 대출)이었다. 금융기관 차입 한도를 넘어서는 자금은 종속기업에서 단기 차입으로 해결했다. 하이브 이사회는 지난달 9일 금융기관에서 1200억원, 종속기업에서 3200억원을 단기로 차입해 단기차입금을 총 4400억원 늘리기로 했다.

하이브는 종속기업 차입금(3200억원)을 활용해 지난달 22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하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4.8% 인수대금(4228억원)을 치렀다. 앞서 9일에는 추가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5% 공개매수 대금 7200억원도 삼성증권 계좌에 예치했다. 지난 6일 공개매수 최종 응모 주식이 23만3817주(지분 0.98%)에 불과해 281억원을 제외한 6919억원은 다시 하이브로 돌아온다.

이 CFO는 하이브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합류했다. 2020년 8월 하이브로 들어와 IPO 후반 작업에 힘을 보탰다. 하이브는 2020년 10월 공모자금 9626억원을 조달하며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그가 조달 전략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건 2021년 5월 미국 레이블사인 이타카 홀딩스(Ithaca Holdings LLC) 인수 때다. 하이브는 이타카 홀딩스 지분 100%를 1조394억원에 취득했다.

인수자금은 세 갈래로 나눠서 만들었다. 하이브가 신규로 4500억원을 차입하고, 인수 주체인 미국 자회사(HYBE America)의 신규 차입 1130억원에 채무보증을 섰다. 나머지는 IPO 공모자금 등으로 조성한 보유 자금을 투입했다. 신규 차입금(5630억원) 중 단기차입금은 1500억원, 장기차입금은 4130억원이었다.


단기차입금 1500억원은 상환 대금을 곧바로 마련했다. 하이브는 2021년 6월 4456억원 규모 주주 배정 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조달 자금 중 2500억원은 이타카 홀딩스 인수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금(단기차입금 1500억원 포함) 상환자금으로 안배했다. 자본 확충을 동시에 진행해 차입금을 늘리고도 부채비율을 60%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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