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영업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변함없는 배당 의지를 보여줘 눈길을 끈다. 주주환원정책을 새로 수립하면서 배당 재원 마련 기준을 상향했다. 무엇보다 주당 배당금 하한선을 고정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재차 약속했다. 수익 회복을 통해 주주와 이익 증대 효과를 극대화할지 주목된다.
이마트는 최근 공정공시를 통해 앞으로 3년간 이행할 배당 정책을 소개했다. 2020년 11월에 처음 공개했던 주주환원 정책과 비교하면 이번에 영업환경 변화를 고려해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
가장 달라진 점은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 꼽힌다. 기존에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했으나 이번에 이를 20%로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이 과거 대비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배당 수치가 기존보다 현실화될 전망이다.
작년까지 적용됐던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배당금은 영업이익(2589억원)의 15%인 388억원 수준에서 결정돼야 했다. 그러나 실제 결산 배당 금액은 535억원이다. 연간 창출되는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주주환원 몫으로 떼어낼 비율을 20%으로 상향해야 실제 지급 배당금액과 가까워진다.
물론 이마트는 수익성 저하에 관계없이 일정한 주주환원을 위해 최소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고정해 뒀다. 이번에도 주당 배당금 하한선은 동일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그만큼 주주에게 일관성 있게 배당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수익성이 저하되기 시작했던 2019년 이후 결산 배당 금액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 THE CFO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8년부터 줄곧 보통주 1주당 배당금 2000원을 지급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는 식료품(그로서리) 중심으로 할인점을 새로 꾸리고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면서 순매출(이하 별도기준)은 2019년 이후 줄곧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가 공개한 지난해 잠정 실적 집계에 따르면 순매출은 15조4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성장했다.
다만 높은 고정비 부담과 업계 내 심화된 가격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은 저하되는 추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589억원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익 구조에 변화가 생기기 이전인 2016~2018년 사이에는 연 평균 58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상태였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위해 수익 구조가 안정화될지도 관심거리다. 우선 이마트는 오프라인 할인점의 비용 구조를 혁신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온라인 부문에서도 차별적인 경쟁력을 쌓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배당과 함께 자기주식을 사들여 주주들에게 현금을 배분하는 효과를 높이고 있다. 자사주 정책을 수립하진 않았으나 2019년에는 발행주식 3.23%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여기에 투입한 현금은 1034억원이다. 이어 작년에도 발행주식의 총 3.59%에 해당하는 물량을 1343억원에 사들였다.
아직 자사주를 소각한 이력은 없으나 일부는 신사업 재원으로 활용하며 기업가치 개선을 도모했다. 2021년 네이버와 자사주 맞교환을 통해 이커머스 사업 제휴 기반을 만들었다. 지분교환 대상 자사주의 처분 가치는 1500억원으로 매입가 약 947억원과 비교해 58% 높게 책정됐다.
이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장규영 상무는 활발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도 총주주수익률(TSR)에 대한 고민은 지속할 전망이다. 고정된 배당수익에도 이마트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는 탓에 TSR 지표는 일정하지 않다.
특히 작년에는 배당수익이 주가 낙폭을 메우지 못해 12월 말 기준 TSR이 -34%를 기록했다. 새해 들어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올해 수익 개선을 통해 펀더멘털을 키우고 주주들과 경영 성과를 공유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