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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이마트24, '이마트 보증' 효과 볼 수 있나

신평업계 "모회사 보증 공모 신종자본증권 특이사례…AA- 사실상 어려워"

손현지 기자  2024-11-14 08:45:29
신용평가업계가 최근 이마트24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신용등급 평정을 앞두고 고심 중이다. 이마트24처럼 모회사가 보증해주는 구조로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이슈어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원래 같으면 모회사인 이마트의 기업신용등급(ICR)에 따라 AA- 등급을 부여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구조상 검토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앞서 지난 5월 신세계건설도 이마트의 자금보충약정을 받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사모' 형태로 발행한 만큼 '공모' 형태로 진행하는 이마트24와는 또 케이스가 다르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업계 "이마트 보증에도 AA- 등급부여 '글쎄'"

13일 신용평가업계는 이마트24 신종자본증권 등급평정에 한창인 가운데 신용등급을 어떻게 평가할지 고심 중이다. 그동안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회사가 모회사 연대보증을 받아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지급보증이라든가 연대보증이 설정된 경우 보증회사의 등급을 따라 책정하는게 일반적이다.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만큼 크레딧 측면에선 무보증사채 보다 호재로 작용한다.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등급인 'AA-'를 따른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번엔 '공모 신종자본증권'이라 평가가 애매하다는 평가다. 이마트24는 이전에 ICR을 받은 전력도 없어 더욱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기조다. 이마트는 작년 말 기준 이마트24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 등급을 어떻게 평가할 지 내부적으로 고심 중인 상황"이라며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재무건전성이 불안정한 이마트24의 등급을 이마트 AA- 등급에 맞출 순 없을 것 같다, 구조를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이마트24의 공모채 보증을 서기로 한 배경은 조달 채널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이마트24는 그동안 재무건전성이 불안정한 탓에 사모시장에서만 시장성 조달을 단행해왔다.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도 매년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올해도 3월(200억원), 5월(110억원), 6월(100억원), 9월(100억원) 등 총 네차례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자 부담은 가중됐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된 데다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사모채 특성상 비용적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마트24의 작년 말 기준 한 해 이자 비용은 218억 원으로 전년도(126억 원)보다 약 70%가량 늘었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이마트와 이마트24의 합병도 염두에 두고 있는 터라 계열사의 안정적인 조달 창구를 마련하는게 시급했다. 보증채는 이마트24의 약점인 재무건전성을 보완하면서 공모채 시장에 진입할 방법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론이다.

다만 일반 회사채를 택하긴 어려웠다. 이마트24의 높은 부채비율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이마트24의 부채 규모는 6374억원으로, 2년 전(5115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늘었다. 결국 이자를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통해 공모채 시장에 데뷔하는 플랜을 구축했다.

◇'사모' 신세계건설과 다르다…공모 지급보증 형식 '신중'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하는 채권이다. 만기가 정해져 있으나 발행사 선택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일정 이자만 영구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재무 레버리지 비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채권으로 여겨진다.

다만 일반 기업들은 잘 택하지 않는 조달방안이다. 시장에선 등급 레벨이 낮은 기업들이 활용하는 수단으로 여겨지는 데다가 이자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이마트24는 그 조차도 자체적으로 발행하기 어려워 모회사 이마트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사례가 흔치 않다보니 신용평가업계도 이번 이마트24의 등급평정을 두고 고민이 커지는 양상이다.

그나마 비교할 수 있는 사례로는 신세계건설을 꼽을 수 있다. 지난 5월 신세계건설은 이마트의 자금보충약정을 제공 받아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자금보충 약정은 채무자의 여신상환능력이 감소하면 제3자가 출자 또는 대출방식으로 채무자 자금을 보충해주는 약정을 말한다.

신세계건설 역시 신용도가 약한 편이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807%였다. 지난해 태영건설에서 시작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건설경기 침체 이후 주택공급이 많은 대구지역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며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신세계그룹은 PF 위기에 직면한 신세계건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807%에서 200% 수준으로 하회하게 됐다. 이는 이마트 실적에 타격을 미치는 부분을 감수한 결정이었다. 신세계건설 PF 충당금 설정으로 이마트의 연결부채와 금융비용이 증가하기도 했다.

다만 이 역시 사모 형태로 발행했던 것이라 이번 이마트24와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모회사 보증으로 받는 구조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검토에 시일이 걸리고 있다"며 "등급결과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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