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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공모채' 데뷔…이마트 합병 포석일까

사모채 위주서 전략 선회, 채널 다변화…'이마트 보증' 신용도 보완

손현지 기자  2024-11-12 14:10:39
이마트24가 사상 첫 공모채 발행을 위한 신용등급 평가에 임하고 있다. 부채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으로 공모시장에 데뷔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그간 사모채 시장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던 이슈어가 갑작스럽게 조달 전략을 선회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그룹 차원의 사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조달 채널을 다양화하려는 포석으로 파악 중이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합병 이후 이마트24와의 통합도 염두에 둔 바 있다.

◇합병 위한 포석? '조달 채널 넓힌다'

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이달 중으로 최대 15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첫 공모채 데뷔전인 만큼 신용평가업계로부터 등급 평정을 받고 있다. 이마트가 보증해주는 구조로 발행을 준비 중인데, 만기는 협의 중인 상태다. 대표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간 사모채 위주로 발행을 해오던 이슈어라 크레딧이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며 "신용등급 평정 결과가 늦어도 이달 내로 발표될 예정이라 그에 맞춰 발행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2018년부터 사모채를 통해 시장성 조달을 단행해왔다. 작년 같은 경우는 연간 8회, 1200억원에 달하는 사모채를 발행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대부분 발행했던 사모채 만기는 6개월에서 2년 사이였다. 올해도 사모채를 네차례 발행했다. 지난 3월과 5월, 6월, 9월 각각 200억원, 110억원, 100억원, 100억원 규모로 사모채로 조달한 바 있다.

사모채로 조달된 자금은 주로 신규투자와 같은 운영자금에 사용했다. 편의점 사업이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 싸움인 만큼 연간 1000억원 이상을 신규 점포 개발과 리뉴얼, 물류센터 확충 등에 요긴하게 활용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운영 점포 수는 6486개에 달하는데 이는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200여개 늘어난 수치다.

그런데 갑자기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한 건 사업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그룹은 작년 말부터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합병을 추진해왔다. 올해 7월 이마트는 에브리데이와 합병했으며, 이마트24 사업구조 개편 과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 그 전에 조달 채널을 단순화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다.

◇'이마트 보증'으로 재무건전성 약점 보완

물론 이자비용 절감의 목적도 크다. 이마트24는 그동안 외형 확장에 필요한 투자금을 회사채 등으로 충당해온 만큼 이자부담이 큰 편이었다. 고금리라는 사모채 특성상 이자 비용 역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마트24의 작년 말 기준 한 해 이자 비용은 218억 원으로 전년도(126억 원)보다 약 70%가량 늘었다.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올해 2분기 기준 이마트24의 부채 규모는 6374억원으로, 2년 전(5115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작년 2분기 기준 이마트24의 부채는 6311억원에 달했다.

그간 운영자금이 필요하더라도 공모채 시장에 출연하진 못했던 배경이다. 이마트24는 아직 회사채 등급을 받은 적이 없긴 하지만 재무건전성을 고려했을 때 낮은 등급이 예상되는 이슈어다. 최근 수익성이 회복세에 접어들긴 했지만 부채비율은 여전히 높다. 이마트24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94억원를 기록한 이우 올 2분기엔 27억원까지 감소했다.

공모채를 고려할 때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회계적으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유리하다.

게다가 크레딧을 보완하기 위해 이마트가 보증을 선 구조로 발행한다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를 제외하곤 모회사가 보증을 선 구조로 신종자본증권을 찍는 기업은 드문 편"이라면서 "구조적으로 모회사의 등급을 온전히 따를 수 없는 부분도 있어 신중하게 평가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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