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브리데이가 재무건전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입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흑자는 유지 중이지만 매년 증가하는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만기도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어려움 중 하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잔여 만기 1년 이하 회사채는 894억원 규모다. 현금성자산 등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이 부족해 상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환 대신 차환을 선택할 경우 이전 대비 높은 이자를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
◇영업이익 추월한 이자비용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011년 이마트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2014년까지 영업창출현금흐름을 넘어서는 투자금 소요가 지속됐다. 신규점포 출점에 필요한 시설투자와 보증금 등에 주로 자금이 투입됐다. 부족한 자금은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2011년 말 기준 604억원 규모였던 순차입금은 2014년 말에 2192억원까지 증가했다.
차입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모회사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원에 나섰다. 2015년 단행된 유증으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395억원 규모의 현금이 유입됐고 관련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이후 출점 속도 조절과 보증금 회수 등을 통해 영업창출현금흐름 내 투자 기조도 유지했다. 그 결과 2018년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1226억원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순차입금은 2019년부터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리스부채 등이 재무제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회계기준 변경과 차입금 자체 규모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9년 말 기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순차입금은 3399억원까지 늘었다. 2021년 이후로는 현금성자산의 감소와 차입금 증가가 맞물린 결과 2022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493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9년 56%에서 작년 말 63.8%까지 상승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입장에서는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도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차입금이 증가한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비용도 함께 늘고 있어서다. 이러한 현상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이자보상배율에서 엿볼 수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관련 비율이 3년 연속 1 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경우 회계기준이 변경된 2019년에 1.3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1.8이었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4와 1.2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0.8까지 하락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2017년 흑자 전환 이후 점진적으로 늘고는 있지만 이자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회사채 만기 894억...상환 여력은 차입금과 더불어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도 이마트에브리데이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이 부족해 상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차환을 택하더라도 이전 대비 높은 금리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2023년 6월 말 기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현금성자산은 80억원 규모며 최근 3년간 기록한 연평균 잉여현금흐름(FCF)은 264억원이다. 이를 통해 회사가 1년간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은 단순 계산으로 344억원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만기 1년 이하 회사채가 894억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환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차환을 활용할 수 있지만 높은 이자율을 감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주로 찾는 사모채 시장의 금리도 만만치 않아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발행된 사모채의 표면이율은 기업별로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대략 5%~8% 사이로 책정됐다. 반면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과거에 발행한 사모채(해외 제외)의 이율은 2.95%~4.5% 사이에 머물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이러한 어려움은 회사의 재무를 책임지고 있는 김맹 지원본부장 겸 지원담당 상무가 중장기적으로 해소해야할 과제라는 게 업계 평가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소매 유통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차입금 축소와 만기 다변화, 유동성 확보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지원본부장이 향후 계획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회사가 수년 동안 점포 구조조정과 영업창출현금흐름 내 투자 등에 집중해 온 만큼 관련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가 재무와 더불어 인사와 점포 개발 등의 전문성도 보유한 만큼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경영 효율화에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지원본부장은 세종대 호텔경영학을 졸업한 후 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로 입사했다. 2010년에 이마트 재무담당 경영관리 팀장을 지냈고 2015년에 인사담당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후 신세계TV쇼핑 지원담당 상무를 거쳐 이마트에브리데이로 옮겼다.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 지원담당과 개발사업부장을 거쳐 2022년부터 지원본부장 겸 지원담당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