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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3년차' 코웨이 차입구조 '장기중심' 재편

①사업 지속성 관건 '상환압력 완화' 판단, 회사채 발행 활용

박동우 기자  2023-01-13 17:23:1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게임 개발사 넷마블의 투자처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기업은 '코웨이'다. 가전제품 렌탈에 특화된 회사로, 2020년에 약 1조7000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2023년은 코웨이를 인수한지 3년째 되는 해다. 그동안 넷마블은 코웨이의 사업 지속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특히 공들인 대목이 '상환 압력 완화'였다.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차입 만기 구조를 단기 중심에서 장기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넷마블이 코웨이 인수에 관심을 둔 시점은 2019년 하반기다. 당시 방준혁 이사회 의장을 위시한 경영진은 수익 다각화 방안을 모색했다. 때마침 인수·합병(M&A)업계에 매물로 등장한 코웨이를 눈여겨봤다.

고객들에게 가전제품을 빌려주고 정기적으로 이용료를 받는 렌털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원이라고 판단했다. 중장기적으로 넷마블이 연구하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면 스마트홈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2020년 초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코웨이 주식 1851만여주를 사들였다. 지분율 25.1%를 확보하면서 코웨이의 최대주주로 올랐다. 인수하는 데 1조7400억원을 투입했다.

넷마블은 M&A 직후 서장원 투자전략담당 부사장을 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파견했다. 재무 여건을 개선해 회사의 안정적 사업을 촉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단연 공을 들인 대목이 차입구조의 개선이었다.

MBK파트너스, 웅진씽크빅 등이 대주주를 꿰찼던 2010년대 코웨이의 총차입금 구성을 살피면 단기차입금이 매년 90%를 웃돌았다. 특히 2014년에는 전체 차입금 1653억원 가운데 99%의 만기가 1년 이내였을 정도다. 당시에는 기업어음(CP)이나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해 실탄을 조달하는 데 집중했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빠지면 단기차입금 상환에 대응키 어려운 만큼, 차입 구조가 기업의 경영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서장원 코웨이 CFO는 2020년 부임한 이래 재무 정책 기조를 '부채 만기의 다변화'로 설정했다.

코웨이는 차입구조를 전환하는 수단으로 회사채를 활용했다. 2021년 3월에 42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첫 발을 뗐다. 3년물(2700억원)과 5년물(1500억원)로 구성했다. 금리는 1%대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때 조달한 실탄은 은행권에서 빌렸던 금액을 차환하는 데 썼다.

2022년 1월에도 공모채를 발행해 3100억원을 확보했다. 만기 3년 물량(2300억원)에 이율 2.8%를 적용하고, 5년물(800억원)에는 3%의 금리를 설정했다. 얻은 자금 가운데 1600억원이 기존 차입금을 갚는 데 투입됐다.


회사채 발행과 맞물려 전체 차입금의 만기 구성이 달라졌다.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총차입금은 1조2801억원이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3953억원)과 유동성장기차입금(235억원)을 합산하면 4188억원으로 전체의 32.7%를 차지한다. 90%를 웃돌았던 2010년대와 견줘보면 60%포인트(p) 넘게 줄어든 셈이다.

레버리지 부담에 대응할 여력도 계속 보강 중이다. 가용 유동성을 늘리는 대목이 방증한다. 2019년 말에는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등을 더한 금액이 617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넷마블이 인수한 첫해인 2020년 말에는 1170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3분기 말에는 1595억원까지 불어났다.

현금 창출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0년과 2021년에 연속으로 1조원을 웃돌았다. 영업이익 역시 반등했다. 2018년 5198억원에서 2019년 4583억원으로 줄었으나, 2020년에 6000억원을 넘겼다.


수익성이 양호한 건 구독 방식의 소비에 익숙한 2030세대 1인 가구의 증가 흐름과 맞물렸다. 말레이시아, 미국 등 해외 법인의 현지 렌털 시장 입지 확대도 주효했다. 경쟁사들과 견줘 렌탈 상품 포트폴리오를 △공기청정기 △정수기 △비데 등으로 일찌감치 다변화한 덕분에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강점 역시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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