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에프앤씨가 인기드라마 '비밀의 숲' 제작사인 '에이스팩토리'를 인수하면서 유상증자 형태로 지분 교환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신주가 주당 14만원에 발행됐다. 이를 역산하면 넷마블에프앤씨의 밸류는 대략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넷마블에프앤씨는'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과 '일곱개의 대죄:그랜드크로스' 등 히트작을 가진 개발사다. 최근에는 넷마블 그룹 메타버스 투자의 선두에 위치하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실상 지분교환 M&A…에이스팩토리 주주들 에프앤씨에 합류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최근 398억원 규모의 신주발행 절차를 마무리하고 디디에프홀딩스, 제이앰파트너스 등을 새로운 주주로 맞았다. 이들은 제작사 에이스팩토리의 주주들이기도 하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이달 초 에이스팩토리에 398억원을 투자, 지분 51%를 확보했다. 에이스팩토리는 김아중, 이시영, 이유영 등 40여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된 연예기획사이자 드라마 비밀의 숲, 인사이더 등을 만든 제작사이기도 하다.
인수는 넷마블에프앤씨가 엔투텍, 디디에프홀딩스, 제이앰파트너스 등 에이스팩토리 주주들로부터 지분을 사고 이들이 다시 넷마블에프앤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다. 사실상 지분교환이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신주 28만4155주를 발행해 7개 법인 주주와 11명의 개인 주주에게 배정했다. 그 결과로 넷마블의 넷마블에프앤씨 지분은 82.13%에서 80.29%로 희석됐다.
이 과정에서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14만원으로 책정됐다. 발행신주와 기존 주식을 합쳐 지분 100% 기준 주식 수는 1277만8517주, 지분가치는 1조7890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올 초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이 넷마블에프앤씨에 구주인수 방식으로 100억원가량을 투자했을 때 알려진 기업가치가 2조원 안팎이다. 이번 유증도 그때와 비슷한 밸류가 산정됐다.
넷마블에프앤씨의 에이스팩토리 인수는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의 융합을 노린 행보다. 디지털 휴먼 및 시각특수효과(VFX)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기술력과 에이스팩토리의 콘텐츠 인프라를 결합, 디지털 휴먼의 드라마 출연과 콘텐츠 내 VFX 사업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룹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개발사, 메타버스 사업 주도권 확보넷마블 그룹에서 메타버스 사업 선두에 선 넷마블에프앤씨는 전략적 합병을 통해 만들어진 자회사다. 2020년 3월 일곱개의 대죄를 개발한 '퍼니파우'와 아이언쓰론 개발사 '포블랫'을 합병해 넷마블펀이 탄생했고 그 해 10월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개발사 넷마블체리를 합쳐 넷마블에프앤씨로 사명을 바꿨다. 핵심 게임 개발사를 합친 만큼 영업이익 규모가 연평균 400억~500억원에 이르는 알짜 자회사로 거듭났다.
스포츠게임 전문개발사 나인엠인터렉티브를 흡수 합병한 뒤 지난해 8월 메타버스엔터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메타버스엔터를 통해 가상현실 플랫폼을 개발하고 버츄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의도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 회사에 120억원 투자하며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후 지난 3월 메타노믹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자회사 '아이텀게임즈'와 '보노테크놀로지스'를 합병시켰다. 이런 과정을 거쳐 메타버스와 디지털 휴먼 등 신사업을 기반으로 수익원을 넓혀가려는 넷마블에프앤씨는 그룹의 주요 자회사로 부각됐다.
에이스팩토리 인수주체로 나선 것 역시 사업을 연계·확장할 수 있는 엔터기업의 M&A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또 다른 게임사 컴투스는 콘텐츠 제작 및 VFX 전문기업인 위지윅스튜디오 지분을 인수해 제작·유통·매니지먼트 인프라를 대거 확보하기도 했다.
에이스팩토리 기존 주주들이 넷마블에프앤씨에 지분 참여를 한 것도 메타버스, 디지털 휴먼과 엔터산업의 연계 시너지를 높이 평가한 전략적 선택으로 여겨지는 이유다.